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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ug 04. 2022

창조성을 촉발하는 시럽 제 2부 2편

[4주] 자신의 강점/장점/재능

희람이는 오늘도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책상에 앉았다. 이제는 이 뻐근함이 우주 신체에서 보내오는 고장 신호라는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지만, 뻐근함을 없애기 위해서 우주 신체와 연결된 신경망을 완전히 끊어놓을 수는 없었다. 이 신경망 시스템 덕분에 몇 광년이나 떨어진 우주에서 보내오는 인공 신체의 상태를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정도의 뻐근함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어 보였다.


희람이는 책상에 앉아 평소처럼 나찾글에서 보내 온 작업지시서를 열어보았다.


작업지시서에는 "나의 강점/장점/재능은 무엇이고 가장 잘 활용한 사례를 목요일까지 작성하시오"라고 적혀있었다.


"흠~~ 나의 강점/장점/재능이라~~ 무엇을 적는담!!"


희람이는 이번에는 의외로 쉽게 "섬·꼼·끈"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나라는 사람은 말이야.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의 우영우가 아니라 섬세하고 꼼꼼하고 끈기있는 섬·꼼·끈 희람이란 말이지." 라고 되뇌이며 미소 짓는다.


한 번 찾은 본인만의 매력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게 마련이다. 희람이의 뇌에 각인된 섬·꼼·끈은 희람이가 어렵게 찾은 본인만의 매력이다. 단지, 이 매력을 실생활에 잘 실행하고 있는 지는 종종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희람이는 우선 "섬·꼼·끈 중에서 끈기"라는 단어를 뽑아내어 스스로 점검해보기로 했다.


2021년 6월부터 희람이는 모닝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은 희람이라도 모닝 페이지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1년이 넘게 지금까지 잘 쓰고 있었다. 희람이 스스로도 "끈기"라는 재능을 모닝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모닝페이지는 희람이가 집중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중심 플랫폼의 역할도 또한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최근에는 모닝 페이지에 아침 확언 필사와 그림 그리기 루틴을 추가했는데,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희람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지속해서 재미있게 할 수 있어서 나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했다.


그림그리기에서 행복한 감정을 느꼈던 희람이는 4년 전부터 주말 크로키 수업에 참여하였다. 3분 동안 사람이라는 움직이는 사물을 관찰하고, 그 특징을 빠르게 묘사하는 작업을 매주 반복할수록 '재능'이라는 단어는 '꾸준함'의 산물이라는 사실에 스스로 동의할수 밖에 없었다. 그때 재능이 없다고 그림그리기를 포기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물의 선을 자신감 있게 표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왼쪽은 4년 전, 오른쪽은 최근의 작업이다)



희람이는 이 개발된 그림그리기의 재능을 글쓰기와 효과적으로 접목할 방법을 모색하던 끝에 희람이는 '영화 제작'이라는 현실적인 방안을 떠올려보았다. 단순하고도 갑작스러운 발상이었지만, 영화제작을 위해서는 당연히 영화 스크립트가 필요할 것 같았고, 영화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일은 희람이가 좋아하는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꾸준히 지속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논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은 아니었지만, 나름 동기부여의 역할을 하겠거니 했다.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희람이는 꾸준히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실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했다. 그 사실이 오늘도 희람이를 열심히 움직이게 했다. 이왕 영화제작에 나선 김에 희람이는 영화에 담길 장면을 상상하며 보내는 시간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그 상상을 글과 그림으로 조금씩 완성해나갈 계획도 세운다.   


우주 반대편과 아메바 신경 시스템으로 인공 신체와 연결된 희람이의 일상생활은 지구인에게는 당연히 흥미롭게 보일 것이다. 희람이는 희람이의 일상생활을 그저 편하게 옮겨놓기만 하면 된다. 대신 꾸준히 옮겨놓아야 한다. 우주 주거지에 인공 신체로 건설할 지구 문명의 모습을 몇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지구인은 몇 광년 후에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벌써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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