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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Oct 09. 2022

창작의 세계

10월 9일 그림일기


창작의 세계에서는 많은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요즘 크로키에 얼굴 표정을 넣으니 시선이 자꾸 얼굴로 가게 되는 데, 모델의 동작, 포즈, 그리고 신체구조 등 크로키에서 그려야 할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어제는 선생님께 과감하게 그림을 몇 장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요청했다.


하~~~


애매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내 그림을 이리저리 보시더니, 일단 구조와 동세. 형태는 재미있는데,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는 선이라고 평을 하신다.


내 심성이 예민하고, 날카롭고 세심하고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해결안으로는 소주 한 잔 마시고 그림을 그려보라는 것이었다. 너무 내 방식대로 열심히 완벽하게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정말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만 집중하여 그려야만 그림이 더 좋아지게 되는 "창작자의 딜레마 시기"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작가의 세계를 경험하고 이해하고 소통해야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했음을 상징적으로 설명한 멋진 피드백이었다고 생각한다.


참 창작의 세계는 오묘하고 어렵다. 때로는 모든 것을 다 잘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도 이런 창작의 딜레마를 학생에게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리고

우리 모두 술 한 잔씩 하고 수업하자.


를 외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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