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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Oct 18. 2022

이참에 네이버로 옮겨타야겠어요.

22년 10월 18일 그림일기

브런치 작가로 데뷔한 후 글을 쓰고 발행한 지는 꽤 됐지만, 카카오 불통 사태를 계기로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타려고 합니다. 물론 네이버 블로그에 네이버 광고도 실을 수 있고, 네이버 일기 쓰기 챌린지에 참여하는 중이기도 하고, 네이버 블로그의 쨍한 녹색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옅어지기도 하여, 종합적으로 내린 결정이기도 합니다만, 무엇보다도 무엇인가를 지속하려는 동력이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삶에 대한 태도가 가장 크게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려봅니다.


명필은 붓을 가린다고 하지 않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경험상 그림을 그릴 때, 매개체가 달라지면 확연히 그림체가 달라집니다. 종이를 밀고 나가는 힘이 4B, 6B, 9B 연필 모두 다르고, 얇은 흑연과 굵은 10mm 두께의 통 흑연이 모두 다르더라고요. 흑연으로 크로키 그림을 그리다 최근에 콩테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콩테를 쓰니 종이 위에서 움직이는 선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더군요. 즉, 초보일수록 붓을 가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매개체, 저 매개체를 써본 후에야 자신의 감성에 딱 맞는 매개체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생기고, 어떤 특정한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해야 하는 매개체를 선별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이제 보니 이런 생각은 제가 자전거 라이딩할 때도 깨달은 면과 똑같은 부분이 있네요. 자전거 초보자일수록 자전거 장비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일기에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카본으로 된 자전거 프레임으로 바꾸고, 아~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이런 기분이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은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천사가 자전거 바퀴 뒤에서 저를 밀어주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 이후로 자전거 라이딩을 너무 재미있게 자주 한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면서 카본 자전거로 옮겨 탄다는 개인적인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스틸 자전거에서 카본 자전거로의 업그레이드에는 많은 투자 결정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리고 기능상으로도 카본이 월등했죠.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가 카카오 브런치에 비하여 기능이 월등히 업그레이드됐다는 힌트는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 블로그로 갈아탔고, 구독자 수가 얼마나 빠르게 느는지를 비교해 보면 그때 가서야 네이버가 스틸 자전거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려나요? 하하


이런 축적된 경험을 살려서 이번에는 디지털 글쓰기 매개체를 바꿔보고자 합니다. 브런치에도 쭉 써왔으나 이제는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써보고 나서 나에게 맞는 글쓰기 매개체는 무엇인지 가늠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두 매개체에 당분간 같은 글을 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래도 제 경험의 지평을 더 넓히고 나의 감성과 맞는 매개체를 한 가지 더 경험해 본다는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이렇게 매개체를 바꾸어 가며 제 경험의 지평을 넓히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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