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같이 자기 SNS계정을 자신의 집이나 창고처럼 관리하는 사람을 '자기 명상을 위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내 콘텐츠에서 정보를 얻고, 희열을 느끼며, 집중하고 싶어 하는 SNS 상에 존재하는 대상(고객)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올리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네요. 가슴이 아프지만 맞는 말입니다. 제가 인스타그램 계정과 브런치를 지금까지 이런 방식 - 자기 명상(만족)을 위한 방식으로 운영해 온 것이고요. 그것이 쌓여 지금의 인스타그램 계정과 브런치 계정의 성격을 그렇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저런 강의를 듣고, 주변 지인의 조언도 받으며, 이제까지의 방식에서 탈바꿈하여 제대로 된 고객을 만나고,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SNS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활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SNS는 Social Networking Service 즉 소통과 네트워크를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이니까요. 자기만족과 자기 명상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었는 데, 지금까지는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말씀입니다.
변화를 위한 도전으로 함께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지인의 도움이 아주 컸죠. 첫 번째 선정도서는 STICK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도에 출간된 책인데, 찾아보니 첫 출간일은 2007년도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고객의 머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를 작성하기 위한 6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중에 인스타그램이나 브런치에 적용해 볼 만한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하고 제 인스타그램에 직접 적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 10월 11일에 저는 인스타그램에 팔로워가 50명을 돌파했다고 자랑하는 듯한 글을 올렸었습니다. 글을 쓰는 2023년 6월 4일 현재까지 8개월이 지났는 데도 현재 팔로워수는 190명에 불과합니다. 전혀 자랑할만한 숫자는 아니죠. 현재 게시물의 수는 121개로 꾸준히 지속적으로 업로드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지인으로부터 이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고객의 머리에 착 붙는 메시지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객을 그림을 그려보듯이 머릿속에 그려보라고 하더군요. 누가 내 계정을 보고 정보를 얻을 것이고, 희열을 느끼며 집중하게 될지 생각해 보라고요. 그리고 그 대상자에게 착 달라붙을 메시지를 작성해서 프로필에 적어보라고 했습니다. 책에서는 6가지 원칙을 제안하고 있었는데요. 저는 그중 3가지 원칙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원칙: 단순성(Simplicity)_강한 것은 단순하다.
"경제라니까, 이 멍청이야!"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클린턴 후보 진영에서 사용했던 핵심 메시지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단순하게 핵심 메시지를 정리한다면, 인스타그램에 혹은 브런치에 새로운 콘텐츠를 올릴 때,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는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인스타그램에는 내가 집중했던 순간이 너무 벅차서, 그 순간의 감동을 그대로 기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감동을 저 혼자만 간직하기에는 너무 벅차서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그래서 올라간 콘텐츠는 짧은 시간에 집중하여 완성한 크로키와 그날 아침에 영감을 얻은 인사이트? 등을 그대로 날 것으로 기록하였습니다. 거의 일기와 다름이 없었죠.
하지만 내 일기는 나에게는 소중하지만, 보는 사람들에게도 소중할까요? 물론 나를 아는 사람은 내 일상도 궁금하긴 하겠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나라는 사람을 알리는 것이 더 필요한 단계입니다. 이 채널은 어떤 캐터고리에 속해있으며, 누구에게 어떠한 가치를 전달하고자 운영하는가? 그리고 내 콘텐츠를 보는 사람은 어떤 가치를 느낄까? 에 대한 명쾌하고 단순한 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속도감 있는 크로키 이미지를 제공하여,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채널!" 충분히 단순하고 직관적인가요? 여기에 더하여 이 책에서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을 활용하여, 메시지를 더 단순하게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예로 든 것이 에어리언 영화의 한 줄 카피였는데요. 에어리언을 "조스가 등장하는 우주선 영화"라는 카피로 제작자와 영화 관계자를 한 목표에 집중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아직까지 제 메시지는 명쾌하고 머리에 확~ 달라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이런 단순한 메시지를 생각해 본다는 것 자체가 좋은 시작포인트는 아닐까요? '
두 번째 원칙: 구체성(Concreteness)_메시지만큼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지식의 저주'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도 당연히 알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죠. 특히나 인스타그램 사진을 올릴 때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올리면서, 보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감성을 느낄 것이라고 믿는 태도를 갖는 것이 바로 '지식의 저주'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저는 콘텐츠를 보여줄 때, 콘텐츠를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서 콘텐츠의 가로 세로 비율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올리는 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의 섬네일을 보면, 과연 이 그림은 뭐지? 할 정도로 위와 아래가 잘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인이 지적하더군요. 이런 방식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결코 친절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요. 구체적으로 한눈에 이 계정에 어떤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는 지를 썸네일만을 보고도 알 수 있게 되도록이면 콘텐츠를 정방형으로 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한 장의 이미지보다는 릴스같이 뭔가 작업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콘텐츠의 내용을 더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많은 그림 크리에이터의 계정에 들어가 보면, 그림 계정에서는 그림 그리는 과정을 올리더군요. 아마 그림에서는 선의 움직임, 강약, 그리고 손과 어깨의 활용법 등, 그림 자체에서는 볼 수 없는 여러 다양한 테크닉을 구체적으로 보기를 원하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죠. 최근에 해피가드너 님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정원에 아름답게 핀 꽃 사진과 함께, 바람에 흩날리는 정원의 모습을 짧은 동영상으로도 올리고 있으시더군요, 역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답게 콘텐츠의 구체성을 고려한 운영방식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콘텐츠의 구체성을 높이기 위해 동영상 콘텐츠의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 원칙: 스토리(Story) 머릿속에 생생히 행동하게 만든다.
저자는 항상 마지막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드디어 마지막 장에 단순한 메시지 만들기 원칙으로 '머릿속에 생생하게 행동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스토리'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스토리는 책의 앞부분에서 언급한 의외성(Unexpectedness)의 원칙과 함께 강력한 메시지 전달 도구로 활용해야 하는데요. 그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방법을 실제로 적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자는
훌륭한 메시지는 상식이 아니라 비상식적인 영역으로 움직여야 한다.
라고 말하는데요. 또한
스토리는 '도전 플롯', '연결 플롯', 그리고 '창의성 플롯'으로 구성할 수 있다.
라고도 합니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진정 가슴으로 이해하여 스토리의 원칙을 제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브런치 계정에 적용해 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인스타그램에서는 탐색 과정이 있고, 팔로우를 고려하는 과정이 있다고 하네요. 여기서 프로필과 섬네일 사진 피드 9장, 스토리, 하이라이트, 댓글 등이 팔로우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 많이 보는 항목이라고 합니다.
릴스는 노출을 원할 때, 즉 프로필 유입을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라고 하고요. 일단 프로필에 유입된 후에는 하이라이트, 사진 피드 9장 등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인 빠른 속도감으로 스트레스 해소라는 소비자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크로키 작업을 할 때면, 그 엄청난 속도감과 집중력으로 자연스럽게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이렇게 좋은 것을 나 만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결국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의성 플롯의 카타르시스가 넘치는 동영상을 릴스의 형식으로 제작하는 것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선순위라는 생각이 드네요.
쉽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할 일 목록에 한 가지 항목이 더 추가되는 즐거움(?)을 느끼며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잘 운영하고 계시나요? 기억에 확~~ 달라붙는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P.S. 참고로 매주 일요일밤 9시부터 함께 관련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통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키우시고 싶은 분을 토론회 멤버로 모시고 있습니다. 한두 분 정도? 참여에 관심 있으신 분은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