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산에서 개인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이다.
아내의 지인(고등학교 후배) 중에 기자 분이 있다.
오랫동안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가 현재는 '더 울림'이라는 웹 메거진의 기자 겸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 잡지는 울산 지역의 장애인 등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침 창간 1주년을 맞아 이를 축하하고 응원하는 각계 인사들의 격려문을 모으고 있었다.
당시 나는 울산광역시 치과의사회의 회장이었던지라 각계 인사가 되어 아내의 부탁으로 축하글을 부탁받게 되었다.
연애편지 이후로 진지하게 글을 써 본 적이 없어서 한참 동안 구상만 하다가 마감이 다 되어서야 가까스로 제출할 수 있었다.
그 글이 잡지에 게재되었고 얼마 후 편집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글솜씨가 좋으시니 매달 잡지에 고정적으로 글을 써 줄 수 있냐고 부탁을 받았다.
글 쓰는 치과의사로서 치과를 운영해 오면서 느꼈던 감상이나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자유롭게 쓰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겁도 없이 제안을 수락하면서 나의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몇 편의 단상들을 쓰긴 했지만 쳇바퀴 돌듯 뻔하고 반복되는 일과들이라 치과를 주제로 한 글은 곧 소재가 고갈되어 갔다.
어쩔 수없어 신변잡기 같은 나의 일상과 가족들의 이야기로 확장되었는데 오히려 따뜻하고 감동적이라는 편집장님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그때부터 차분히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나의 일상에 대해 세심한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특별할 것 없는 매일의 일상이 순간순간 경이롭고 감사한 일들의 연속이었음을 느꼈다.
새삼 나의 가족들이 이웃들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보였다.
동시에 그들에게 무심하게 살아온 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매일매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수시로 메모해 가다 보니 소재는 무궁무진하였다.
그렇게 벅찬 마음으로 소중한 진주처럼 한 꼭지씩 모아 온 글들이 조금씩 쌓였는데 마침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다.
여기는 전업작가만이 아닌 나와 같은 아마추어들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글을 발표하고 공유할 수 있음을 알았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댓글 반응을 통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세상은 너무 글을 읽지 않고 단편화된 영상에만 몰두한다고 걱정들을 하는데 우리나라의 웹툰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세계적인 콘텐츠로 우뚝 섰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한국 문학의 우수성도 검증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글 쓰는 평범한 우리네 이웃들의 저변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제 나도 부끄럽지만 조심스럽게 모아 온 나의 구슬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이들을 한데 꾀어 아름다운 진주 목걸이를 만들어 보고 싶다.
칭찬은 고래도 미쳐 날뛰게 한다지 않나.
많은 격려와 응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