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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ys Jul 10. 2022

아줌마가 원어민 수준 영어하기까지 Nine

영어로 숫자 세는 법

숫자와 영어


숫자 세는 게 뭐 그리 어려운가 싶은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어렸을 때, 중국어, 일본어 및 독일어 등 세계 각국 언어로 숫자 세는 법을 재미로 배워서 외우던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중학교 영어 시간에 서수와 기수를 배웠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숫자 정도는 꽤 자신 있게 알아듣는다고 자부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one, two, three 말고, first, second, third 이외에도, 영어에서 숫자 세는 방법과 숫자와 관련된 표현이 무궁무진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영어와 한국어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아마도 하나의 단어 및 관용 표현이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전 글 참조) 또한 미국인은 글을 쓸 때나 대화를 할 때, 똑같은 단어나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길 꺼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죽다'라는 표현은 'die'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pass away, decease, expire 등의 유사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문맥에 맞게 번갈아가면서 쓴다. 아래 예문들을 보자.


My grandfather died of lung cancer three years ago. (할아버지는 삼 년 전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He spent his final days in hospice care until he passed away. (그는 돌아가실 때까지 호스피스에서 지내셨어요)


위의 두 문장에서 할아버지의 죽음을 언급할 때 decease나 expire 등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이 두 단어들이 서류나 공공 문서에 '사망'이라고 기입할 때 주로 사용되는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마치 '죽을 졸, 마칠 졸'과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고 이해하면 쉽다. 따라서 일반인이 부모나 조부모의 죽음을 언급할 때 사용하기엔 별로 적절하지 않은 단어들이다. 유사한 의미를 가진 단어라 하더라도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뉘앙스나 자주 사용되는 상황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영어 단어를 사용해야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영어에서 숫자와 관련된 표현 역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고, 사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숫자와 관련된 컨텍스트 #1 Google Map


한국에서 많이 쓰는 네비게이션 앱 중에 티맵이 있다. 나도 한국 가서 운전할 때 써 본 기억이 난다. 올해 한국 나가보니 티맵은 가고, 카카오 맵이 대세인 듯하다. 미국에선 구글맵을 사용하지만, 수년 전부터 유저 베이스인 웨이즈라는 네비게이션 앱을 사용하는 인구가 늘고 있긴 하다. 사고 소식과 같은 돌발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난 구세대에 속하는 사람이라 그냥 쓰던 대로 구글맵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구글맵을 사용하기 시작하던 초창기 시절, 매우 황당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목적지 주소를 입력한 후 집을 출발하여 구글맵이 지시하는 대로 후리웨이(무료 고속도로)를 향해 운전하고 있는데, 이런 멘트가 들리는 거였다.


Stay on Sunset Blvd. for three quarters of a mile and turn left onto the I-405 freeway.


그 당시 내 귀에 들리던 소리는 'three mile' 이어서 삼 마일을 가다가 좌회전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일 마일은 1.65km 이기 때문에 삼 마일이면 꽤 멀다. 그런데 웬걸, 후리웨이 입구가 채 일 마일도 되기 전에 보이는 게 아닌가? 당시 난 삼 차선에서 운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좌회전할 여력이 되지 않았고, 가던 길을 그대로 가다가 유턴해서 돌아와 후리웨이를 타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국인들이 실생활에서 분수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저지른 실수였다.


미국인들이 분수를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유


전 세계 인구가 도량형의 기준으로 미터법(metric)을 쓰는 반면, 미국인은 따로국밥처럼 거리는 마일, 무게는 파운드, 용량은 갤론을 사용한다. 따라서 미국으로 이주했던 첫 해 도량형의 차이에서 비롯된 혼란이 상당했었다. 미터법의 특징은 10으로 나누어 떨어지기 때문에 소수점으로 사용하기 편하다. 40cm는 0.4m, 300m는 0.3km로 쉽게 변환이 가능하다. 그런데 마일, 파운드, 갤론은 미터법처럼 10으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1/4, 1/3, 1/2과 같은 분수를 사용하게 된다.


Will you add a half gallon milk on the shopping list? (하프 갤론 우유를 쇼핑 목록에 적어 줄래요?)


Please be ready by a quarter to six. (5시 45분까지 준비해주세요. 6시까지 1/4이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5:45가 된다)


Stay on Sunset Blvd. for three quarters of a mile and turn left onto the I-405 freeway. (선셋 블루바드를 3/4마일 달리다가 405 후리웨이로 진입하기 위해 좌회전하세요. quarter  있다는 말은 1/4 + 1/4 + 1/4이기 때문에 3/4 된다)


You need 2/3 cup of sugar and 1/2 tea spoon of baking powder. (설탕 2/3컵과 베이킹파우더 1/2 티스푼이 필요합니다. 분수는 하나보다 작은 수이기 때문에 컵과 티스푼 모두 단수형을 썼다)


숫자와 관련된 컨텍스트 #2 Bank of America


미국이란 나라는 공짜가 없고, 또한 현금을 사용하는 비중이 아직도 꽤 높다. 현금을 사용하다 보면 동전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때그때 동전을 사용하지 않으면 쌓이게 된다. 우리 집에도 아들들이 가져오는 동전을 넣어두는 병이 있는데, 거기에 쌓인 동전을 지폐로 바꾸려면 동전 세는 기계에 가져가면 한 뭉치씩 묶어주는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은행에 가져가면 슬리브(조그만 종이봉투)를 주면서 거기에 담아오라고 한다. 그렇게 담아온 동전을 은행에 가져가면 지폐로 바꾸어 준다. 집에 있는 동전병이 거진 다 차 가길래 은행에 들른 김에 창구직원(여기선 teller라고 한다)한테 동전 종류별로 슬리브를 두 개씩 달라고 했다.


Could you please give me a couple each?

 

영어에서 뭉텅이로 묶어 숫자 세는 방법


예전 재래시장에 가면 토마토 한 바구니, 감자 한 바구니 담아놓고 천 원, 이천 원 이렇게 가격을 산정했었다. 영어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숫자를 세는 표현이 존재한다.

 

a couple : 둘이라는 뜻. 둘이 돼야 커플이 되는 논리와 같다.


a dozen : 12개라는 뜻. 계란 한 줄이 미국에선 12개다. 그래서 a dozen of eggs라고 한다. 장미도 열두 송이씩 묶어 판다. a dozen of roses. 만일 two dozens라고 하면 24개가 된다.


tens of thousands of : '셀 수 없이 많은' 이런 의미도 잘 쓰이는 표현이다.


a score of : 24개라는 뜻.


a handful of : 한 손에 쥐어질 정도.


several : 서넛 정도 되는.


few : 많지 않음을 의미할 때


a few : 많다는 의미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one, two, three 이런 숫자보다 위와 같은 숫자에 관련된 표현을 들을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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