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읽기: 폭싹 속았수다

귀한 자식에게 귀한 것만 보여줄 걸 그랬다.

by 이곤








고급 한식당. 금명과 영범의 상견례 자리. 영범의 부모와 금명의 부모가 마주 앉아있다. 상에는 진수성찬의 반찬들이 올려져 있다. 금명이 혼자 일어나 꽃게탕을 뜬다. 꽃게를 듬뿍듬뿍 뜨고, 염범의 모와 부에게 먼저 드린다. 어느덧 탕 냄비에는 국물과 건더기만 남아있다.



영범 부 : 드시죠.



금명은 자신의 국그릇에 건더기와 국물을 대충 뜬다. 이를 본 애순의 얼굴. 표정이 좋지 않다.



애순의 나래이션.

그러지 말걸. 그러지 말걸….



애순의 회상. 옛 애순과 관식이 시댁살이할 적, 초가집.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있는 관식의 식구들. 관식의 할머니와 아버지, 관식 따로. 어머니와 애순, 금명 따로. 상을 나누어 앉아있다.


젊은 애순은 뜨고 남은 국물을 제 국그릇에 담는다. 애순을 보고 있는 어린 금명.



애순의 나래이션.

여지없이 본 대로 자라는 것을.



건더기 없는 국을 먹는 젊은 애순. 누렝물 안 내시냐? 그 한마디에 애순이 후다닥 숟가락을 놓고 일어난다. 애순을 보는 어린 금명.



애순의 나래이션.

귀한 자식에게 귀한 것만 보여줄 걸 그랬다.



다시 금명과 영범의 상견례 자리. 애순이 자신의 가득찬 국 그릇과 금명의 국그릇을 바꾼다.



애순의 나래이션.

내 거울 같은 자식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엄마를 보는 금명. 조금, 울컥한다.


밥을 먹던 중 관식이 무언가 말하고자 한다. 어물이던 관식. 금명과 영범의 혼례지를 보며 말한다.


관식: 예, 그럼 제주 쪽 날은 저희가 몇 개 받아서…


음? 영범 모, 관식의 말에 획 - 금명을 보며 말한다. 그런 영범 모에 관식은 당황한 얼굴로 금명을 본다.


영범 모: 말씀 안드렸니?


금명, 당황한 얼굴로 영범을 바라본다. 전에 둘이 어떻게 할지 말했으나 이야기가 안된 듯하다. 금명의 눈치를 보는 영범. 영범을 보는 금명에, 영범 모.


영범 모 : 왜 영범이를 봐?


영범, 수저를 내려놓고 영범모에게 말한다.


영범 : 아, 어머니 그건 제가 말씀드린 대로…


영범 모, 영범의 말을 끊고는 관식을 보며 말한다.


영범 모: 저희는 결혼식을 두 번 한다는 건 좀, 남세스럽죠. 굳이 내려가 영범이 원숭이 노릇 시킬 것도 없고.


애순, 관식은 표정이 좋지 않다. 금명와 영범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영범 모: 섬에서야 섬 나름의 풍습이 있겠지만 금명이 이제 출가외인이고 우리 집 사람이니까 우리 스타일을 우선해야 되는 거 아닐까요?



잠깐의 정적.



영범 모: 어쨌든 그럼 한군데서만 하시죠. 제주에서 하시겠어요? 그럼 저희가 안 하고요.


꾹 - 고개를 숙이는 금명. 관식은 영범 모에게 말한다.


관식: 아닙니다. 서울에서만 하시죠.


놀란채 아빠를 보는 금명.


밥을 먹던 영범 부, 영범 모에게 쩝쩝이며 말한다.


영범 부: 이제 당신 드디어 살림 은퇴네?


그 말에 애순, 표정이 더 안좋다. 영범 모, 금명을 향해 말한다.


영범 모: 은퇴는 무슨. 우리가 갈 길이 멀다, 그렇지?


금명은 그저 조용히 웃는다. 영범은 금명의 눈치를 보며 미안한 얼굴이다.


영범 모: 뭘 아무것도 몰라서 어떻게 큰 살림 맡겨야 될지 모르겠어요.


듣던 관식이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관식: 그… 회사 다니면서 살림까지 하려면 아무래도…

영범 모: 그래서 회사는 관두라고 했어요



웃으며 말하는 영범 모의 말에 놀란 얼굴의 애순과 관식. 처음 듣는 말이다. 금명은 국을 떠 먹으려던 숟가락을 멈칫한다. 영범이 다급히 어머니께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영범 모는 그의 말을 끊는다.



영범: 어머니 그 애긴 저랑 다시 -

영범 모: 내가 아들한테 물었어?



영범 부. 이야기에는 관심 없는 듯 쩝쩝이다 밥그릇을 들어 금명을 향해 내민다.



영범 부: 나 숭늉 좀 다오.

금명: 네? 아…네!



표정이 좋지 않은 애순과 관식을 배경으로, 밥그릇을 받아드는 금명의 팔. 금명이 숭늉을 뜨려 냄비 뚜껑을 열자 영범 모. 자신의 밥그릇과 영범의 밥그릇을 금명의 앞에 밀어 둔다.



영범 모: 설마하니, 숭늉이야 잘 뜨겠지?


누룽지를 서툴게 긁는 금명.


영범 모: 장녀면 보통 웬만큼은 할 텐데 금명이는 좀 달라요. 달라.


애순은 아무 말없이 속상히 먹지 않은 금명의 밥과 국을 본다.



영범 부: 된장찌개나 잘 끓이면 됐지.



금명을 속상히 보던 영범이 관식과 눈이 마주친다. 영범을 못마땅히 뚫어져라 보는 관식. 니가 해. 고개를 까딱인다. 니가 하라는 고갯짓.




회상, 젊은 관식이 젊은 애순과 어린 금명이 앉은 밥상에 몸을 돌려 앉던 순간.


돌아 앉은 관식을 놀란 표정으로 보는 젊은 애순. 젊은 관식이 완두콩이 섞인 밥을 크게 떠 애순의 밥그릇에 던다. 그런 관식을 보는 어린 금명.


금명의 나래이션

아빠가 돌아앉던 그 찰나를, 엄마는 평생 잊지 못했다. 밥사발을 들고 돌아앉은 도동리 최초의 남편일 거라고. 백번쯤 말했다.


젊은 관식: 앞으로 내 밥 여기다 줘


금명의 나래이션

아빠는 아빠의 전쟁을 해냈다.


관식의 모: 왜?! (짜증스레) 왜 새끼야!!


밥을 크게 떠먹는 관식을 보는 젊은 애순의 얼굴. 울컥했고, 감동했다.


금명의 나래이션

절대로 엄마 혼자 전장에 두지 않았다.


젊은 관식: 나도 엄마랑 밥 먹고 싶어서

관식의 모: (탁 - 숟가락을 던지듯 내려 놓으며) 개가 나아. 개가


무뚝뚝히 밥을 크게 퍼서 먹는 젊은 관식. 관식을 보며 작게 웃는 젊은 애순.



금명의 나래이션

그 시절 아빠의 반 바퀴는 혁명이었다는 걸,



다시 현재, 금명과 영범의 상견례 자리. 서툴게 밥 알을 긁어 숭늉을 푸는 금명의 손.



금명의 나래이션

나는 숭늉을 푸면서 깨달았다.



영범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한다.



영범: 제가 할게요, 제가. 저도 잘 퍼요.



그런 영범에 금명이 놀라 영범 모의 눈치를 보고, 영범 모는 못마땅히 째려본다. 금명이 영범에 말한다. 눈치 보였다. 조용히 말한다.



금명: 그냥 앉아 있어, 좀…

영범: 괜찮아. 내가 할게



여태까지 말이 없던 애순이 자리에서 일어나 영범과 금명의 사이로 들어가 국자를 가져간다. 당황한 금명과 영범. 영범이 멋쩍게 말한다.



영범: 저도 잘하는데…

애순: 들어요



눈치보던 금명과 영범이 자리에 앉는다. 능숙하게 숭늉 밥알을 긁어 숭늉을 푸는 애순. 그런 애순에 기가 찬 듯 짧게 숨을 뱉은 영범 모가 젓가락을 내려 놓는다. 금명을 향해 말한다.



영범 모: 엄마가 이렇게 다 해주시니까 금명이가 아무 것도 모르나보다. 그치?



금명, 그저 조용히 웃는다. 그때, 숭늉을 부턴 애순. 속상하고, 화가 났다. 여태 말없던 애순이 말한다.



애순: 제가 못 가르쳤습니다.



애순의 말에 놀란 얼굴의 금명이 엄마를 본다. 영범의 모, 영범의 부도 애순을 본다. 애순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놀란 한편, 속상한 얼굴의 관식.



애순: 너무 귀해서….너무 아까워서…



그들에게 금명은 귀했다.



애순: 제가 안 가르쳤습니다.



애순이 영범의 모를 바라보며 말한다. 기가 찬 얼굴인 영범의 모.


금명, 슬픈 얼굴이다. 엄마와 아빠에게 미안했다.


애순은 처음으로 뜬 숭늉을 금명 앞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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