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읽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by 이곤















한바다 로펌의 구내식당. 영우, 로스쿨 동기인 수연의 앞에 식판을 내려놓는다. 자폐를 가진 영우는 미각이 예민해 속재료가 다 보여 맛을 예상할 수 있는 김밥만 먹는다. 항상 아버지 분식집의 김밥을 싸고 다니는 영우.

그런 영우를 잘 아는 수연이 의외라는 듯.



수연: 우영우가 웬일이야? 구내식당 밥을 다 먹고?


영우, 식판 위 김밥을 정갈히 정리하며 대답한다.


영우: 오늘 저녁 메뉴가 김밥이라서.


수연이 무뚝뚝한 대답을 듣고 작게 웃는다.


수연: 김밥 나오는 날은 말해줘야겠네.


영우가 물병의 뚜껑을 열려하자 수연이 물병을 가져간다. 수연, 물병을 열며 영우를 향해 질문한다.


수연: 너, 권민우 변호사한테 그거 말했나 보더라?
영우: 응?


수연이 뚜껑을 연 물병을 영우 옆에 놓는다. 수연의 얼굴 위에 장난기가 어른다. 영우는 수연이 옆에 놓아준 물을 마신다.


수연: 권모술수 권민우.
영우: 아. 나를 자꾸 우당탕탕 우영우라고 불러서.
수연: 뭐야~ 사건 하나 같이하더니 서로 별명 부르는 사이 됐냐?


김밥을 우물이며 영우가 미간을 찡그린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우: 우당탕탕 우영우는 내 별명 아니야.


수연, 장난스레 웃으며.


수연: 나도 그런 거 만들어줘. 음... 최강동안 최수연 어때?


수연이 꽃받침 하며 물어도 영우는 우물이며 미적지근히 시선을 다른 데에 머문다. 그런 영우를 향해 수연이 다시 한번 능글맞게.


수연: 아니면! 최고미녀... 최수연?
영우: 아니야.


영우, 단호하다. 칫. 수연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아니야? 하며 묻는다. 영우의 시선은 여전히 미적지근 다른 곳에 있다.


영우: 응. 너 그런 거 아니야.
수연: 그럼 난 뭔데?
영우: 너는....


영우가 잠시 생각하듯 대답을 멈춘다. 수연이 기대하듯 영우에 몸을 기울여 웃으며 묻는다. 나는?

여전히 영우의 시선은 저를 향해 웃는 수연과 마주하지 않는다.




영우:.... 봄날의 햇살 같아.




봄날의 햇살. 웃던 수연이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당황한 얼굴을 한다.



수연:... 어?



영우는 늘 그랬듯이 자신이 해왔던 생각을 단조롭고 솔직하게 말한다. 로스쿨동안 자폐를 가진 자신의 옆에 있던 수연에 대해. 그런 영우를 바라보는 수연.



영우: 로스쿨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나를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수연의 눈가가 점차 붉어진다. 마치 여태 고마웠다고, 영우가 말하는 것 같다.



영우: 지금도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또 구내식당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영우의 말은 단조롭다.



영우: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수연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인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영우가 말하는 것 같다.


그런 수연을 모르고 무표정한 영우가 다시 김밥을 집어 입에 넣는다.


우물이는 영우를 붉어진 눈가로 보는 수연. 다시 젓가락을 집는다.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진심으로 누군가 자신을 대해준 행동에 대해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행동에 덧붙여 상대방에게 너는 좋은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것. 모두 이제는 어려운 일이 되었다.


누군가를 위한 행동을 한다 해도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고, 봄 같은 사람이라고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손에 꼽는다.


우영우라서 이렇게 솔직하고 무덤덤히 이야기할 수 있었을 거다. 다른 사람들도 은인이었던 이들에게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줘 고맙다고 할 수 있기를. 그리고 나 또한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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