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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곤 Dec 09. 2024

드라마 읽기 : 또 오해영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래요





도경의 방. 해영이 담요를 몸에 감싼채 소파에 앉아있다.





탁 -



해영의 앞에 도경이 컵을 놓는다. 컵에선 김이 나고 있다. 컵을 들어 마시는 해영. 해영의 옆에 도경이 앉는다.


잠깐의 적막.


그리고 해영이 피식 - 하더니 웃는다. 그런 해영을 바라보는 도경. 해영이 여전히 웃음기있는 얼굴로 말한다.



해영: 학교때 반장선거 하는데 어떤 멍청한 놈이 날 추천했어요.
도경: ......
해영: 난 그런데 이름 올릴만한 급이 아니었는데.....갖고 논거지.



무표정한 얼굴의 도경.



해영: 그때 나 한표 나왔는데.
도경: .....
해영: ...그 한표 나에요. 나, 나 찍었어요. 한표도 안나올까 걱정돼서. 아휴... 생각할 수록 열받네, 그 놈. 어떻게 날 추천해놓고 딴 애를 찍냐.



조용한 도경. 고개를 돌리고 차를 마신다.


해영: 분명 이쁜, 오해영 찍었을거야.


말에 도경의 얼굴, 미묘하다.


해영 : 학교때, 오해영이 둘이었어요.
도경: ......
해영: 다른 오해영은 되게 잘나갔어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는데, 걔 옆에만 가면... 난 그냥 들러리.

도경: ......

해영: 근데 만약에 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걔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난 걔가 되기로 선택할까..?



적막. 해영의 눈위로, 눈물이 차오른다.



해영: 안하겠더라구요. 난 내가 여기서 조금만 더 괜찮아지길 바랬던 거지... 걔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구....잘되길 바래요....



눈물을 흘리는 해영.

그저, 해영을 바라보는 도경






















고딩때 봤었나, 정주행으로 본 드라마. 저 씬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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