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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곤 Dec 20. 2024

하루에 신점, 사주풀이 같이 본 썰

2025년도 이곤의 신년운세





















오늘 김씨를 만났다. 딱히 계획 없이 김씨와 밥을 먹고 카페에 갈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사주풀이를 보고 싶어졌다. 내년의 나는 아무래도 많은 것이 바뀌는 지라 2025년의 나는 어떤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사주로 내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어떤 방향인지는 알고 싶었다. (물론 맹신하진 않는다)


김씨와 맛있게 삼겹살을 먹고 에그타르트가 주력인 카페에 갔다.


앉아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다가 아, 맞다! 해서 미리 예약해 뒀던 신점에 온라인 채팅을 보냈다.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화경으로 보는 거라 1:1 채팅만 가능합니다'



하고 말하셨다. 에......


옆에서 김씨가 그럼 채팅으로만 하는 거냐 길래, 아무래도 그런 거 같다고 했다. ^^..... 젠장. 잘 보고 결제할걸. 흑흑흐긓긓ㄱ........... (옆에서 김씨가 찾아보니 화경이라는 건 한 폭의 그림 같은 지형이라는 데, 손님의 얼굴을 보지 않고도 전체적인 걸 파악할 수 있는 무당의 능력이라고 한다) 어쨌든 신점이고 결제했으니까 일단 해보자, 했다. 생년월일과 이름, 현재 물어보고 싶은 상황에 대해 물으셨다.


나는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느냐.


나는.


내년 1월 중순에 입사를 하게 된다. (두둥)


1년간의 병원 웨이팅이 끝나고 드디어 입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1년 동안 반백수로 있다가 내년부터는 직장 생활을 하는데 궁금하겠어요, 안 하겠어요?! (급발진) 쨌든 다음 달에 신규간호사로 입사하는데 잘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신점 보시는 분께 말했다.





괜찮았다. 신규 간호사 초반에는 당연히 적응하느라 정신적으로 힘들 것이다. 이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초반에 몰린다 해도 풀린다고 하고, 어떤 외향을 가진 사람이던 나랑 안 맞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악재는 없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래도 왠지 듣고 싶은 말을 못 들은 거 같아서 찜찜했다.


연애운도 막혔다가 내년에 많이 들어올 거고 결혼수는 28~31세에 들어오는데 아무리 늦어도 결혼할 격이라 결혼은 한다고 했다. 재물운은 40대 초에 트여서 남들보단 있는 편이라고 했다. 타인에 의한 득 보단 본인에 의한 득이 있을 건데 투자나 재테크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여기서 제한 시간인 20분이 금세 끝났다. 정말 들은 게 위의 말이 끝이었다. 그렇게 내 2025년 신점은 끝나버렸다. 앞에서 김씨도 이게 끝이냐며 나를 봤다.


나 아직 듣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하며 미련을 떨치지 못했다. 너무 짧았다. 채팅으로 묻기엔 제약이 많았다.


나는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전화사주를 네이버에서 계에속 찾았다...ㅎㅎㅎㅎㅎ 김씨가 그만 보라 했지만 '내 돈이야'하니 웃으며 너 알아서 하라 했다. 여러 번의 서치 끝에 후기가 좋은 전화사주를 찾았다. 이번에는 확실히 채팅이 아닌 전화였다. 그리고 방금 신점을 봤으니 이번에는 다르게 사주 풀이를 보기로 했다.


결제를 하고 이름과 생년월일만 보낸 뒤 전화를 걸었다. 중년의 남성분 목소리가 들렸다. 그분도 나에게 무엇이 궁금하냐 그랬는데 이번에는 '입사를 하는데 제가 어떨지 궁금해요'라고 물었다. 내가 간호사라는 것도, 병원에 입사하는 것도 일부러 말하지 않는다.


그분이 차근차근 말씀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이름이 있듯이, 사주에도 이름이 있어요. 본인 사주는 편관적이에요. 편관적이라는 건 사람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아프면 아픈 것을 해결해 주고 문제가 생기면 변론해 주는 변호사가 된다던지,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요"



간호사라는 말도 안 했는데, 사주가 그렇다고 하니 놀라 김 씨를 바라봤다. 김 씨가 좋냐는 표정을 짓자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드디어 듣고 싶은 말을 들은 나는 첫 시작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이제, 입사를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물어봤잖아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면 힘이 있고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나에게 근이라는 게 있어야 해요. 그게 힘을 의미하는데, 본인이 그걸 가지고 있어요. 그러므로 본인이 임무를 수행하는데 문제없이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해요"



힘이 있다. 이 말을 들으니 마음이 살랑였다.



"특히, 지금 25년도에는 본인이 삼합을 가지고 있어요. 삼합이라는 건 내가 직업세계에 가기 위해서 재능 잘 갈고닦았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그 재능을 한순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 힘도 있고, 재능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있고. 딱 25년은 재능을 발휘하고 잘 해낼 수 있어요"



김 씨를 향해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설령 맞지 않다고 해도, 나는 이 사주가 내 사주라 믿기로 했다. 지금까지 간호사라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내가 간호사라고 역술가님께 말했다. 역술가님은 기술적인 재능도 있고 아이디어도 있으니 내 사주에 잘 맞다고 해주셨다.


이번에는 가서 입사 후 잘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제 그걸 일간의 처세라고 해요. 내가 간호사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문제도 있을 거 아니에요? 힘이 없으면 나 못할 거 같아 그러는데 본인은 그걸 잘 극복해 내고, 힘든 일도 잘 해낼 수 있는 글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걱정 없이 잘 해낼 수 있어요. 글자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실력이 향상된다고 담겨있어요"



듣고 싶은 말이다. 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엔클렉스도 봤으니, 해외에 나가서도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전문가가 될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가 있는데, 본인은 전문가가 될 능력이 있어요. 그건 본인이 계속 노력을 한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는 건 해외에 나가서도 충분히 일할 능력이 있어요. 얼마든지 해외에도 인연이 있을 수 있다"



연애와 결혼도 물어봤는데 위의 신점을 본 사람과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사주 보는 분은 25살부터 결혼수가 들어서있고, 한다면 27살, 29살에 강하다고 했다. 같이 듣던 김 씨가 너 결혼 빨리 하는 거 아니냐며 놀란 눈이었다. (이곤은 결혼을 할 생각이 있고, 요 근래 들어할 거면 20대 후반에 하는 나을 수도 있겠다고민이 생겼다)


재물운을 물었다.



"재물을 쌓으려면 힘이 있어야 잖아요. 그리고 재능도, 환경도 있어야 잖아요. 이 세 가지를 갖추면 재물을 쌓을 수 있어요. 또 인성이라는 것이 내가 살을 보유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거든요? 요런 것들을 본인이 다 갖추고 있으니까 자산을 잘 모을 수 있어요"



오~ 나쁘지 않아! 하면서 흐흐거렸다. ㅋㅋㅋㅋㅋ



"또 중요한 게 일이 꾸준히 많이 있어야 하잖아요. 일이라는 게 사주에서 관을 이야기해요. 관이라는 것은 외부에서 나에게 무슨 일을 시키다는 뜻인데 본인은 사주에 관이 많아요. 많아. 일이 없어서 놀지 않으니까 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내가 아, 그럼 일은 계속한다는 거죠..? 하고 물었다. 역술가님이 내 물음에 약간 웃음끼를 띄우셨다.



"왜요. 일이 많아서 힘들 것 같아요?"

"아니요.. 일이 저는 없을까 봐서.....ㅎㅎ"

"전혀 ~~! 그런 것은 아니에요! 전혀 그런 거 아니에요. 일이 없어서 노는 사람도 아니고, 힘들다고 노는 사람도 아니에요. 힘들다고 기피하지 않고 일도 많이 있고 그럼 얼마든지 돈은 벌 수 있죠. 그리고 사주에 보유할 수 있는 인성이란 것도 있고"



ㅎㅎㅎㅎ... 좋다. ^^ 일은 계속하겠구나. 굶어 죽을 일은 없겠어...ㅎㅎ ㅋㅋㅋㅋ 인성이 내 인성이 좋다는 건가 했는데, 사주에서 찾아보니 다른 뜻이었다. 주변 사람 복이 있다는 걸 인성이라고 한다더라. 오히려 좋아.


투자나 그런 것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그걸 듣고 에? 그것까지...? 해서 너무 다 좋다고 하시는 거 아니냐고 웃으며 말하니 역술가분이 부인하며 말씀하셨다.



"그게 아니라 제가 말하는 건 상관생재 - 재극인을 말해요. 상관이라는 게 뭐냐면 내 능력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이들의 능력을 사용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본인이 그 상관이 사주에 있어요. 상관이 있으면 재성이라는 게 있어야하는데, 재성은 그 능력을 사용할 만한 환경을 만난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용할 능력만 있으면 쓸모없지만 이용할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나야 하잖아요. 본인은 그 능력도 있고, 환경도 만나요. 인성도 있고 하니 정보도 있어서 본인이 투자로 돈을 벌 능력은 충분히 있고 그걸로 성공할 수 있어요"



우와.... 뭔가 사주에 대한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다. 신기방기... 내 사주가 나쁜 사주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이도 어린데 본인이 그게 관심이 있으니까 신경을 쓰는 거예요. 없으면 말도 안하고, 있으니까 그걸 감지하고 있는 거잖아요"



너무 좋은 말만 많이 들은 거 같아서 내가 주의해야 하거나, 조심해야 하는 건 없는지 물었다.



"일이 많으니까 몸을 좀 쉬어가며 해야 해요. 본인이 강하지만 그래도 쉬어가면서 해야 좋죠. 그리고 식신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본인이 술을 마신다거나 사람을 많이 만난다거나 게임을 한다거나 하나에 빠지는 걸 조심해야 해요"



아... 나는 하나에 빠지면 그걸 지독히 파는 경향이 있는데 그걸 말하나 싶었다. 사주에서 식신이 무슨 뜻인지 찾아보니 좋아하는 일에 몰두한다는 뜻이 있었다. 좋은 듯 하지만 나는 그 식신이 많아서 역술가님이 조심하라 한 걸까, 하고 생각했다. 또 역술가님은 또 주의할만한 점을 찾다가 장점이 많고 두드러져 있으니 그런 건 넘어가라는 듯이 말하셨다.


실은 내가 요 근래 불안한 일이 하나 있다.


너무 계획대로 착착이라는 것. 큰 불행도, 작은 불행도 없다는 것. 인생이 너무 일사천리라는 느낌이었다. 인생이라는 게 계획대로, 일사천리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누군가에겐 재수 없는 말인걸 알고 있다)


그래서 그게 불안하다고 역술가님께 말했다. ㅋㅋㅋ 사주와 연관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왠지 말하고 싶었다. 앞의 김 씨한테도 사주를 보기 전에 말했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해줬었다. 사주 풀이를 본 역술가님은 어떻게 답할지 궁금했다. 역술가님이 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아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일도 본인이 견딜 수 있는 만큼 있고, 재능이 있고 하니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흐흐... 또 듣고 싶은 말이었다 ^^ 후후.... 그 뒤로는 충분히 들은 것 같아 사주풀이를 끝마쳤다. 김 씨에게 난 이제 듣고 싶은 말을 다 들었다고 오버를 떨었다. 중간에 잠깐 듣다가 같이 듣지 않은 김 씨에게 간략히 요약해서 내 사주를 이야기해 줬다.


마음에 들었고, 올해 신년운세는 이 걸로 끝마치기로 했다.


충분하다.


재능이 있고, 이용하는 능력이 있고, 그걸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 잘할 거다.


실은 이 말을 듣고 싶었다. 내 팔자를 뜻하는 사주에서 다시 한번 확인받고 싶었다.



그러니.... 사주팔자대로 내 2025년 직장 생활이 좋기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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