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거울 속의 내 모습

6) 나를 꾸미고, 관리하기

by 하봄

5kg가 쪘다. 몸이 무거워졌다 싶긴 했는데 5kg나 쪘을 줄이야.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요 며칠 다시 우울이 심해져 음식을 꾸역꾸역 먹었던 탓이었다. 우울이 오면, 무기력해지기 때문에 쉽게 삶의 루틴이 깨진다. 생활패턴이 불규칙해질수록 나 자신에 대한 관리도 소홀해지고, 절제도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 무언가를 먹고 싶어서 먹은 게 아니었다. 음식을 몸에 가득 욱여넣는, 일종의 자기 파괴적 행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 것이다.


체중계에서 내려왔다. 전신 거울 앞에 한참을 서서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하. 또 어디서부터 다시 해내야 할까. 마주하기 두려워 멀리하던 체중계를 마주했으니 그래도 한 발짝은 내디딘 건가.'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살찐 내 모습이 싫었다. 다시 감량은 해야 할 것 같았다. 뭐부터 할까 생각해 보다 몸무게를 기록하는 어플에 몸무게를 기록하고, 씻으러 화장실로 향했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 아이를 보며 집에만 있다 보니 머리는 큰 집게핀으로 대충 집어올리고, 샤워도 일 하진 않았다. 또한 밖에 외출할 때도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하고 다녔기에 화장할 일도 없고, 옷도 늘 펑퍼짐한 트레이닝복만 교복처럼 입고 다녔다. 나를 가꿀 일이 없 일상이었다.


그래도 씻고 나니 한결 개운해졌고, 무언가를 시작할 힘이 조금 생겨났다. 절망적일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별 거 아닌 행동 하나로 이렇게 기분 전환이 된다니 신기할 노릇이다. 나는 그래서 그 뒤로 '일단 씻기'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 씻고 나면 나의 우울도 함께 씻겨 내려가듯 마음이 가벼워질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제시간에 정량을 먹었다. 운동할 시간을 따로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움직임을 늘리려고 노력했다. 금씩 몸무게가 내려가자 성취감이 들었고, 그 작은 성취감이 나를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 론 중간중간 실패도 있었다. 그럴 땐 작심삼일을 반복했다. 작심삼일 하고 무너지면 또 작심삼일 하면 된다. 결국 모든 건 포기만 안 하면 성공한다.


다이어트만 한 것은 아니다. 머리도 하러 가고, 화장품도 쇼핑하고, 옷도 샀다. 네일아트 재료도 사서 육퇴 후 네일아트도 해보았다. 일정 부분의 돈을 오로지 나를 위한 곳에 투자하고 거울을 자주 보며 예쁘다 말해주었다. 내가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면 귀가 듣고 반응한다. 실제로 남에게 좋은 말을 들을 때와 내가 나에게 좋은 말을 해줘서 들을 때, 두 상황의 차이를 뇌는 못 느낀다고 한다.


하루는 아이를 시간제보육에 맡기고 별 약속이 없었는데도 풀 메이크업을 하고, 예쁜 원피스를 꺼내 입은 뒤 서점에 갔다. 서점에서 책을 보고, 한 권 사서 나왔다. 카페에 들러 커피 향을 음미하며 밖을 보며 커피 한잔을 마셨다. 많은 시간이 든 것도 아니고, 큰돈이 든 것도 아니었지만 그날 나와의 데이트는 아직도 기억이 날 만큼 값진 시간이었다.


나를 꾸미고 관리하는 일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나를 위한 일임을 깨달았다. 내가 나의 모습에 자신 있어지자 활기차짐을 느꼈다.




당신은 지금 어떤가?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고 있는가. 오늘은 당신을 가장 멋지게 꾸민 뒤 가까운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하는 것은 어떨까. 로워진 기분은 당신에게 새로운 하루를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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