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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김홍재 Jan 22. 2021

서울옥션 - 취향 고급 주린이의 관심

미술 비즈니스 회사

청와대 뒤로 부암동을 지나면 평창동이라는 부촌이 있습니다. 평창동에는 서울에서 주말에 종종 커피를 마시러 가는 ‘키미아트’라는 예쁜 카페가 있습니다. 그 카페의 예쁜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면 왼쪽 아래에 에메랄드 빛의 건물이 두 개 보이는데, 하나는 ‘가나아트센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서울옥션’입니다. 건물 1층에는 ‘빌’이라는 레스토랑이 있고, 옥상에는 ‘모뜨’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가나아트센터와 서울옥션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빌 모뜨’의 이름을 따서 만든 레스토랑과 카페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망치로 ‘탕탕탕’ 치면서 ‘낙찰되었습니다’라고 하는 장면의 그 회사입니다. 외국 영화에 등장하는 회사는 유명한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회사이지만, 서울옥션이 잘 나갈 때는 ‘소더비’, ‘크리스티’ 다음으로 평창동 ‘서울옥션’이 꼽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옥션(auction)’이라는 이름을 쓰는 회사는 부동산 경매회사와 미술품 경매회사가 있습니다. 강남에 있는 ‘케이옥션’과 평창동에 있는 ‘서울옥션’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회사이고, 작은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몇 군데 있고, 고미술품만을 전문으로 경매하는 회사도 있었습니다. ‘케이옥션’은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지만, ‘서울옥션’은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어서 평소에 미술품에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보고 주식 매입을 통해서 투자를 할 수도 있는 회사입니다.      


흔히 주식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핫한’ 회사에 투자하라고 하지만, ‘개미’나 ‘주린이’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회사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 회사에 대한 뉴스나 정보를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더 꼼꼼하게 읽고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할 때와 싫지만 해야 하는 과목을 공부할 때, 어느 쪽이 성적이 더 잘 나왔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관심이 있는 분야나 사업이라면, 그 분야에 대해서 쉽고 재미있게 공부를 하고 지식을 넓혀갈 수 있지 않을까요? ^^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모르는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보다는 내가 잘 알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의 회사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미술에 관심이 많고, 주말에 미술관 가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라면 '서울옥션'이라는 회사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시장과 지표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긴 하지만, 주식투자는 결국 '회사'를 골라서 특정한 '회사'의 주식을 사고팔아야 수익이 되는 일입니다. 내가 투자하는 '회사'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서울옥션의 수익구조> 


제일 궁금한 서울옥션의 수입, 미술품 경매 가격과 수수료입니다. 예전에는 ‘8%’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15%’입니다. 일반적인 수수료가 15%이고, 특수한 경우에 협의를 통해 조정이 가능합니다. 쉽게 예를 들면, 국내 최고가를 기록했던 박수근의 ‘빨래터’가 45억에 낙찰되면, 경매 낙찰자는 ‘45억+15% 수수료+10% 세금’을 약정한 기한 내에 서울옥션에 납입하여야 경매작품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낙찰가액 : 45억

경매 수수료 15% : 6억 7천500만 원 (=서울옥션 매출)

세금 10% : 6천7백50만 원

총 경매 구입비용 : 52억 4천만 원 정도     


세금은 세금이고, 15% 수수료 부분이 바로 서울옥션의 수입이 되는 비즈니스입니다.      

박수근의 ‘빨래터’가 최고가를 경신하고, 그다음에 김환기의 작품이 132억에 경매에서 거래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라떼~~는’ 시절에 ‘행복한 눈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이곳에서 거래되기도 했었습니다. 팬이 많은 '이우환' 작가의 작품, 좋아하는 작가 '오치균' 작가의 작품도 프리뷰 전시장과 경매장에서 실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로 그림이 경매되지만, 그림 이외에도 조각, 오브제 작품, 그리고, 미적 가치와 소장 가치가 있는 올드카, 빈티지 와인, 보석류도 서울옥션에서 경매가 됩니다.     


<사업>     


앞에서 언급한 평창동 에메랄드 색 건물과 잘 안 보이지만 뒷골목에 경매장소가 따로 있습니다. 경매를 하기 전에 강남점, 부산점에서 프리뷰 전시 행사를 하고, 호황일 때는 홍콩에 가서 경매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고가 작품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가액이 낮은 젊은 신인 작가의 작품도 경매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경매를 통해서 매년 500억에서 6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발생시킵니다.      


경매 수수료 매출에서 비용을 빼면 서울옥션의 이익이 남는데,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부담하는 비즈니스 비용은 여러 가지 항목이 있습니다.      


1. 미술품 전문가 및 큐레이터 직원의 인건비

2. 수장고 유지관리 비용 – 의뢰받은 작품을 보관하기 위한 특수한 항온, 항습, 특히 도난에 대비한 보안 특수한 보안 시설을 갖춘 수장고 유지 관리 비용

3. 경매를 위한 홍보비용 – 프리뷰 전시 비용, 홍보 비용

4. 감정 비용 – 진위여부 및 가액 산정을 위한 감정 비용

5, 보험료 – 미술품을 특수한 수장고에 보관하지만, 보험을 들어 이중으로 비즈니스 리스크를 감소시킵니다. 홍콩 경매 시 미술품 운송 보험은 더욱 필수

6.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한 지원 비용 – 경기 북부 장흥에 신인 작가를 위한 작업 환경을 제공       


<고려사항> 


지금처럼 시중에 유동 자금이 많을 때, 부동산과 주식 자산 가치의 상승기(지금처럼 아파트 가격 상승기)를 지나고 나서, 미술품이 대체 투자처로 각광을 받는 시기에 비즈니스가 잘 됩니다. 실제로 2000년대 중후반 아파트 가격 상승기를 거치고, 부흥하기 시작했었습니다. 당시 부흥기에 홍콩 시장에도 진출하여 경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자금이 아파트에서 주식, 비트코인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대체 투자처를 찾는 자금의 양이 많아지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 회사라고 생각됩니다.     


미술품 경매 회사를 통해 거래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고가의 작품이 상속세 납부와 관련하여 뉴스에 보도가 있긴 했었습니다.      


<현재가치> 


최근 5년간, 매년 500 억 원 내외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최고 150억에서 가끔 적자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서울옥션의 시가총액(회사의 시장 가치)은 1,400억 원 수준입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주말에 프리뷰 행사에 가서 서울옥션을 방문해 볼 수도 있고, ‘키미아트’ 카페에서 평창동의 아름다운 풍경과 예쁜 서울옥션과 가나아트센터 건물을 볼 수도 있습니다. 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 모뜨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기업 방문 경험도 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술품, 갤러리에 관심이 많은 취향 고급 주린이라면 흥미 있을 에피소드 하나.

      

오래전에 서울옥션은 경매 의뢰가 들어온 수천만 원 가액의 작은 유화 한 점을 진위 여부 감정을 위해 생존해 있던 작가를 찾아갑니다. 위작을 아무리 비슷하게 그려도 그 작품을 그린 작가는 한눈에 자기 작품인지, 위작인지를 판단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작품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서 캔버스 재질, 사용된 물감에 대한 분석, 엑스레이 촬영 등의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작가가 생존해 있는 경우에는 작가를 찾아가서 진위 여부를 판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80대 고령의 작가는 혼자 작업실로 작품을 가지고 들어가서 작품을 본 후에, 자기 작품이 아닌 위작이라고 판단하고, 캔버스 뒷면에 큰 글씨로 ‘위작’이라고 펜으로 써 버렸다고 합니다. 고령의 작가로 인해 위작 논란이 발생한 작품을 경매에 올릴 수도, 캔버스의 ‘뒷면’이기는 해도 손상을 입은 작품이 되었기 때문에 위탁자에게 돌려주기도 힘든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보험회사는 ‘위작’이라는 글씨로 인해 손상을 입은 ‘진품’이라고 판단하면, 보험금으로 보상을 해줄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고령의 작가의 주장처럼 ‘위작’인 경우, 작품의 가치는 ‘0 원’이 되기 때문에 쉽게 보상을 해 줄 수도 없었습니다. 관련된 당사자 모두가 혼란을 겪었던 에피소드입니다. 이 상황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당시 80대 작가의 ‘치매’ 주장이 일기도 했었습니다. 만약에 치매에 걸린 고령의 작가가 자신의 진품을 알아보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위작’으로 ‘0원’ 가치의 작품이 되었을까요? ‘진품’으로 밝혀진 뒤에 이런 에피소드가 더해져서 가치가 더 높아졌을까요? 실제로 2000년대 중반에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연합뉴스 사진 기자님이 뒤통수 찍어주셨네요. Robin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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