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별점을 보고, 아무도 사람을 안 본다
우리는 사람의 말보다 별점을 믿는다.
지인의 추천보다 익명의 리뷰를 따르고, 매장의 분위기보다 평점을 확인한다.
문제는, 이 신뢰가 단지 편리함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대체품이라는 데 있다.
한때 사람들은 단골 가게를 다녔다.
얼굴을 기억하고, 사소한 기호를 알아주는 관계 속에서 물건을 사고 팔았다.
품질이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신뢰는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축적되며 생겨났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그 사람을 본 적도 없고, 말을 나눈 적도 없으며, 그가 왜 별점 2점을 남겼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2점짜리 별은 어떤 직원의 실수보다 더 무서운 낙인이 된다.
리뷰는 신뢰의 자동화 장치다.
좋아요, 하트, 별점, 후기는 신뢰를 숫자로 환산하고, 신뢰를 데이터로 압축한다.
더는 사람을 믿지 않아도 된다. 시스템이 정렬해주는 평점 순위만 보면 된다.
그 결과, 우리는 더 많은 정보에 노출되지만, 더 적은 맥락 속에서 판단하게 된다.
자, 이쯤 되면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신뢰’를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는가?"
리뷰 시스템은 본래 개인 경험의 공유였다.
그러나 지금은 신뢰 유통 플랫폼이다.
우리는 리뷰를 쓰면서 상품을 평가하는 동시에, ‘자기 책임’을 회피한다.
“이 집 별점이 높던데요?”
결국, 선택은 내 것이지만 책임은 숫자에 떠넘긴다.
사람보다 리뷰를 신뢰하는 사회는, 결국 사람 간 신뢰를 감가상각시키는 구조다.
사람이 실수하면 ‘인간적’이라 여기지 않고, ‘평점 깎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서비스 제공자가 과잉 친절을 베푸는 이유도,“별 다섯 개만 주세요”라는 말 한마디 때문이 된다.
그렇게 리뷰는 신뢰의 기준이 아니라, 공포의 지표가 되어간다.
더 섬뜩한 건, 이 모든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점이다.
합리적인 소비, 스마트한 선택이라는 말로 포장된 이 시스템은 사실, 신뢰의 인간적 요소를 제거하고 자동화된 감시체계를 구축한 것에 가깝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의 미소보다 별점 하나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신뢰는 정서였으나, 지금은 알고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