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ves v Mets @ Citi Field
미국 시간으로 9월 20일에 뉴욕 도착후 바로 다음날인 9월 21일, 이번 여행 첫번째 야구경기를 보는날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지하철을 타고 씨티 필드로 향했다. 맨해튼 미드 타운 기준으로 50분-60분정도 소요된다. 메츠의 정류장인 Mets-Willets Point역이 있는 7번 라인이 맨해튼 한가운데부터 시작하다보니 교통은 굉장히 편하다. 또한 7번 라인은 퀸즈로 넘어가면서부터 지상으로 가기 때문에 퀸즈의 거리와 풍경을 보며 가는 재미가 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역에서 내려 야구장으로 가니 웅장한 씨티필드의 정면이 보인다.
2008년 여름에 본 메츠의 스타디움은 낡고 밋밋한 셰아 스타디움이었다. 지하철 7번 라인을 타고 플러싱을 가면서 처음 봤을땐 야구장이라는 느낌이 안들정도로 특징없던 디자인과 낡은 느낌의 색상, 셰아 스타디움보다 40년이나 먼저 지어진 양키 스타디움보다 더 오래되 보이고 안좋아 보였다. (생각해보면 2008년은 메츠의 셰아스타디움과 양키스의 (구)양키 스타디움 모두 마지막 시즌이었다.)
2009년에 새로 완공된 씨티필드는 셰아 스타디움과 다르게 정말 멋진 구장이다. 전통적으로 뉴욕의 또 다른 야구팀인 양키스의 인기에 조금 밀리는 메츠이지만 야구장 만큼은 웅장한 양키스타디움에 전혀 밀리지 않고 최근 메츠의 영건 선발투수 4인방 덕분에 인기도 많이 올라왔다.
이번 여행의 첫 야구 관람이니만큼 좋은 자리를 예매했다.
Delta Sky 360클럽은 스타디움 내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즐기며 유리밖으로 경기를 관람할수 있으며 정식 좌석은 1,3루 덕아웃 바로 뒤 구역을 제공한다. 미리 MLB.com에서 구매한 티켓들을 애플월렛에 모두 추가시켜놔서 따로 티켓 발권할 필요없이 폰 화면을 보여주고 입장했다. 실물 티켓 발권을 원한다면 매표소의 Will Call 이라고 쓰여져 있는 부스에 들어가 발권을 부탁하면 된다. 나는 매표소의 엄청난 인파를 보고 실물티켓 발권을 포기했지만(...) 기념으로 보관할만 하다.
경기장 중앙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잭키 로빈슨의 등번호 42.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인 잭키 로빈슨의 등번호는 메이저리그 전 구단에 영구결번으로 올라가 있다.
입장후 좌석으로 바로 들어가기 전에 메츠 팀 스토어(유니폼을 포함한 팀 상품 및 기념품)와 조그만 규모의 메츠 역사 박물관, 그리고 씨티 필드의 자랑인 야외 푸드코트에 들렸다. 팀 스토어를 둘러보며 엄청나게 다양하고 좋은 퀄리티의 구단 상품들을 보며 감탄을 했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에서 일하며 구단 상품업무도 맡았던 나로썬 대단하다는 말밖엔 나오질 않았다.
팀 스토어를 둘러본후 향한 야외 푸드코트. 맛있고 뉴욕에 있는 두 야구팀(메츠와 양키스)의 스타디움에는 맛있고 유명한 뉴욕의 식당 몇곳을 입점 되어있다. 자세한 리스트는 여기를 참고.
(씨티필드의 유명한 먹거리 리스트 by Food Republic)
씨티필드에 들어와있는 음식점중 가장 유명하고 줄이 긴곳은 바로 Shake shack. 이제 뉴욕안에서만큼은 예전처럼 줄을 안서도 되는 Shake shack이지만 씨티필드 안에 있는 지점은 줄이 엄청나다.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적은 사람들. 이 사진은 이 다음날인 9월 22일 경기 2시간전인 5시라서 경기장에 사람이 많이 들어오기 전이다.(라고 변명해본다.)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대형 전광판. 이렇게 큰 화면을 통해 경기를 보면서 음식을 즐길수 있다. 야구팬들에게는 요즘 뉴욕에서 핫한 윌리엄스버그 못지않은 루프탑이다. 경기 시작전부터 2-3회정도까지는 이곳에 사람이 엄청 붐빈다. 물론 야구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음식은 야구장의 영원한 스테디셀러인 핫도그이지만 핫도그는 어디까지나 간식일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햄버거나 피자로 저녁으로 먹고 좌석으로 들어간다.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하늘, 플레이오프 경쟁이 치열한 9월 야구팬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취해 값비싼 티켓을 샀다는것도 망각한채 나는 야구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사람구경, 야구장구경을 하고있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저녁 노을에 어우러진 야구장이 한층더 아름다워졌다.
노을이 가장 잘보이는곳을 찾다가 가장 높은 구역까지 올라왔다. 이 구역은 평일경기라 그런지 텅텅 비어있었다.
이날은 경기 시작전 <Bark in the Park>라는 행사가 열렸다.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강아지들을 야구장에 데리고와 필드도 들어가고 좌석에서 강아지들과 함께 야구를 관람하는 날이다.
<Bark in the park>는 뉴욕 메츠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도 종종 실시하는 이벤트이다. 미국인들의 강아지 사랑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모든 강아지들이 다 귀여웠지만 이날 가장 주목받았던 강아지는 라이온 킹 코스프레를 하고온 강아지였다. 2015년부터 메츠에서 뛰기 시작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의 등장 음악인 <Circle of Life>에 맞춰 계속 화면에 나온 라이온킹. 이날 최고의 스타였다. (팬들의 함성과 호응이 가장큰 음악이기도 하다. 세스페데스는 메츠에서 뛴 기간은 짧지만 임팩트있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비교적 약한 메츠타선에서 가장 믿을수 있는 선수라 굉장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2시간이 훌쩍넘게 씨티필드를 돌아다니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다보니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3회말에 나의 좌석인 델타360클럽을 들어갔을땐 아이폰의 베터리가 나갔다..
이렇게 이 여행의 첫번째 야구 관람이자 전 여행일정을 통틀어 가장 비싸고 좋은자리였던 나의 좌석과 뷰는...한장의 사진도 남길수가 없었다.
SeatGeek.com에서 찾아본 나의 좌석의 뷰는 대충 이렇다.. 나는 이 좌석보다 5열 앞이니 좀더 가깝게 보였다.
필드와 가깝다보니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다이나믹하게 느껴졌다. 진부한 표현으로 정말 '숨소리까지 느낄수 있었다.'
델타 360클럽 내부 레스토랑과 바에는 다양한 메뉴와 주류들이 준비되어있었다. 레스토랑 밖에서 파는 야구장의 기본음식인 프레첼과 핫도그부터 시작해서 샐러드와 스테이크까지. 주류는 맥주는 물론, 샴페인과 위스키까지 준비되어 있다.
나는 Pat LaFrieda's Original Filet Mignon Steak Sandwich 하나와 오바마 대통령이 즐긴다고 하여 유명해진 Goose Island IPA를 먹으며 나의 이번 여행 첫번째 야구경기를 즐겼다. 물론 이것도 내가 찍은 사진이 없으므로 구글링해서 대체를..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기름지고 헤비한 식감이 느껴진다. 정말 맛있다. 샌드위치가 25달러라니...본격적인 여행 첫날, 아침부터 쉬지않고 걸은 내 자신에게 주는 조그만 사치였다.
비록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이번 여행 첫 야구관람을 축하해주듯 경기는 정말 재밌고 쫄깃하게 진행되었다.
- 9월 21일 Braves v Mets 경기 박스 스코어
양팀의 에이스들이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예상외의 투수전이 진행되었고 운명의 9회말, 3-4로 애틀랜타에게 지고있던 메츠에게 기회가 왔다. 9회말 2아웃 주자는 1,2루, 타자는 메츠의 해결사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투수인 애틀랜타 마무리 짐 존슨은 흔들리고 있었다. 세스페데스가 그의 등장곡 <Circle of Life>와 함께 등장하자 수많은 관중들이 라이언 킹 심바를 받들듯 양손을 위로 들어 그의 등장에 흥분하고 있었다. 볼카운트 0볼 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바깥쪽 95마일 패스트 볼을 힘있게 받아친 세스페데스! 그의 타구는 엄청난 속도로 외야 바깥을 향해 날라갔다. 그 짧은 순간 모두들 홈런을 예상했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최소 2루타. 최소 동점을 만들수 있는 타구였다. 그렇게 생각할수 밖에 없는 타구였다.
하지만 모두의 눈을 의심할수 밖에 없는 플레이가 나왔다.
9월 21일 경기 풀 하이라이트 영상, 위 영상은 경기를 끝내는 캐치가 나오는 38초부터 재생이 된다.
애틀랜타의 중견수인 엔더 인시아테가 그 타구를 잡은것이다. 물론 엔더 인시아테는 리그를 대표하는 좋은 외야수비수이지만 이 타구를 잡을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1회에 터진 홈런으로 시작해서 3-0으로 기분좋게 이기고 있던 뉴욕 메츠는 와일드카드 경쟁으로 갈길바쁜 9월에 이렇게 1패를 추가했다.
관객석 여기저기서 나오는 욕과 함성, 하지만 엔더 인시아테가 그 캐치를 보여준 순간 만큼은 메츠팬들조차 감탄사를 연발했다. 조금 지나고 난후 허무한 패배를 인식한 그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야구장 밖을 향했다.
뉴욕 메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경기 안팍으로 경쟁하는 와일드 카드. 각팀의 팬들은 물론 어느팀이 와일드카드로 진출하냐에 따라 일정과 목적지도 바뀌는 나역시 이 경기와 이 경쟁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시원한 야구장의 바람을 느끼며 나의 여행 두번째날, 첫번째 야구관람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