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리네 삶은 난무하는 소동들과 같아서

by 냉정과 열정 사이


그해 봄은 매캐한

바람이 일었다

창가 한편의 선인장은

메마른 가시만 돋았다

아마 못다 핀 꽃은 당신에게로 가 피었겠지,

생각하면서


먼지가 너울거리는 이불을 턴다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더라면

제일 먼저 무기력한 나의 기억을 장작 삼아

태웠을 것이다 통화 연결이 어렵다는 음성을

들으며 줄곧

속이 텅 비었을 것이다 어렴풋이 씻겨 나간

뒷모습을 왜곡하면 될 일이다


질겅질겅 씹히는 봄볕이었다

헛기침을 두어 번하고

도로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