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는 그 매음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故 이연주 시인의 모든 작품을 묶어 출판한 <이연주 시전집>을 읽고

by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여자는 단 일말의 성적 매력도 없다.


실은 이 글이 벗어던진 양말짝처럼 나동그라진 그 여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성욕을 해소함에 목적을 둔다는 것조차 처연하다.


허벅지 밑으로 누런 고름 같은 것이 체액과 뒤섞여 흘러나오는, 오천 원이나 만 원 정도에 오늘만도 가랑이를 열댓 번 벌렸다고 떠벌려 놓는 그 여자의 우스꽝스러운 말투 정도는 기억이 난다.


아마도 함박눈 내리던 겨울이었지, 맥이 빠진 자태로 나를 본체만체하곤 내 앞에 드러눕는 것이 고약하게도 모나다.


된 가래 뱉어 어지러운 삶의 기억들이 뒤엉켜 있을 때, 이제 그만 이런 삶은 쉬고 싶다고 말한다. 삐걱거리는 침대와 15촉의 알전구는 희끄무레하게 빛을 발한다.


인상 깊은 기억은 없다. 담배에 불을 댕기고 어느 회벽에 오줌을 갈기며, "무지개.. 무지개.."하고 뇌까리는 일뿐.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에서 낯이 익은 거리에 도달하기까지 길고 음습한 터널을 빠져나와야 했다. 적어도 그곳에 있는 그 여자는 쉽사리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삶의 모서리가 다 닳아 휘청이는 초 같았으므로, 풀쩍하고 그 위에 올라가 불을 그어달라고 말할 수밖에.


앞뒤로 별다른 수식어를 붙이지 못한다. 삶과 죽음 사이가 실은 이토록 쉽고 간단하기 때문이다. 펄럭이는 하늘 뒤로 별이 있고, 바람은 나를 골목 어귀로 몰아넣는다. 그것이 이 이야기의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