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를 잃은 여인.

by 잔잔한손수레



멋들어진 밀짚모자를 고풍스럽게 쓴 여자는 너풀거리는 긴치마와 탄탄한 몸매가 드러나는 딱 달라붙는 노란 상의를 입은 채 서있다. 멍하니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그녀는 한 손에 양산을 든 채 긴 머리와 푸른 스카프가 날리는 것처럼 언제든 날아갈 듯 위태롭게 서있다. 푸른 들판 저쪽에서 달려온 바람이 순식간에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 넘긴다. 그녀의 푸른 스카프가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다정한 바람에도 이리저리 흩날린다. 쏴아, 짧은 풀들이 파도를 타며 일렁인다. 너도 나도 그녀의 마음을 포근히 어루만져주기라도 하듯 춤춘다. 무표정의 그녀가 초점 없는 눈으로 하염없이 바라본다. 여전히 따뜻한 햇살은 그녀의 새하얀 양산 위로 포근히 내려쬔다. 그녀를 어루만저주는 자연들에도 그녀는 맑고 청량한 하늘이 원망스럽다. 햇빛을 가리고 있는 양산의 안쪽 그림자처럼 그녀의 마음은 어둡기만 하다. 가만히 둘러보던 그녀의 눈가에 순간 이슬이 반짝이다 이내 사라진다.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아이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그리운 그녀는 깊은숨을 내쉰다. 돌아서는 그녀의 뒷모습이 한없이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