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두부야.

by 잔잔한손수레


"짜잔! 두부를 소개합니다!"


'두부? 두부를 왜 소개하는 거지?'


차에서 김세아랑 티비를 보고 있는 데 잠시 어딘가 다녀온 엄마가 시끄럽다.


'엄마, 엄마는 맨날 조용히 얘기하라면서 목소리가 왜 이렇게 큰 거예요? 엄마 목소리 때문에 티비 소리가 안 들린다구요.'


"두부랑 인사 안 해?"


'저녁을 먹겠다는 이야기인 건가. 두부랑 인사를 왜 하지?'


그제야 엄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엄마는 상자를 들고 있었다.


"그게 뭐예요? 두부?"


"응! 너도 드디어 남동생이 생긴 거야!"


엄마가 나를 향해 상자를 기울이는 순간, 그 속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어....? 어!?"


"두부, 이쁘지?"


"엄마! 우리 강아지야?! 우리가 키울거야?"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 질러버렸다.


"응. 대신, 이제 너가 제일 큰 형님이니까 잘 보살펴줘야 해. 할 수 있겠어?"


엄마가 계속 무어라 했지만 내 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 모든 신경은 귀가 뾰족하고 커다란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작은 두부에게 쏠렸다.


"우......아."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숨이 찰 정도로, 뭐랄까... 벅찼다. 소리를 마구 지르고 싶었다. 내가 이제까지 봐오던 강아지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너무 이쁘잖아. 아, 너무 귀여워 진짜. 니가 내 남동생이라니! 내가 이제 큰형이라니!!'


남동생도 강아지도 동시에 생겼다. 내 두 개의 소원이 동시에 이루어지다니, 더블킬이다. 진짜 완전 재쑤, 럭키, 횡재했다. 엄마가 늘 말하는 '용꿈'을 어제 내가 꿨던가?


계속해서 엄마는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미안해요, 엄마. 전 하나도 안 들려요.'


"알겠지?"


'무슨 말이었는지 몰라도 지금 나는 엄마가 뭘 얘기하든 다 들어줄 수 있어요. 사랑해요, 엄마.'


엄마를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두부야, 이제 형아랑 평생 살자. 죽을 때까지 내 옆에 있어!"


"두부는 너 죽을 때까지 같이 못 살아."


아빠가 운전대를 잡으며 이야기했다.


"왜? 강아지가 사람보다 오래 못 살아? 강아지는 얼마나 사는데요?"


"강아지는 보통 15년에서 20년 정도 살아. 그러니까 오래오래 같이 살려면 잘 지켜줘야 해."


같이 못 산다고 말한 아빠가 미워지려는 찰나, 엄마가 따뜻하게 이야기해 줬다. 사람은 100년을 사는 데 강아지는 20년밖에 못 산다니... 충격이다. 하...


"두부를 건강하게 잘 지켜주면 더 더 더 오래 살 수도 있어. 그래도 우리만큼은 못 사니까 함께하는 순간마다 아낌없이 사랑해줘야 해. 잘 보살펴줘야 하고."


"알겠어요."


두부야, 걱정 마. 형아만 믿어. 내가 제일 큰 형이니까 널 아낌없이 사랑해 주고 지켜줄게, 꼭. 함께 백살까지 살아보자!


너한테는 다 양보해 주고 배려해 줄 거야. 엄마가 사랑은 그런 거랬거든.


두부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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