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자발적 개봉기
ㅡ 작은 시작과 큰 두려움
그렇게 불안을 마주한 후, 나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탐색했다.
크고 작은 수많은 시도와 실패 속에서 무너지는 더 이상 나를 외면할 수 없었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나에 대한 확신을 되찾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불안과 함께 내 자신에 대해 외면해온 탓일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불안을 자각하기 전부터 이미 내 감정과 생각을 외면해왔고, 그동안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쪼그라들고 모난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내 자신조차도 속여왔던 것이다.
못난 마음의 부스러기들을 정리하며, 남은 불안의 찌꺼기들을 털어내는데 집중하려 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내는 것조차 도전이자 업무같이 느껴졌다.
매일매일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일이 마치 과제처럼 다가왔고, 그 과정에서 또다시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외면해온 시간만큼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내가 원하는 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독서와 필사를 통해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내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때때로 ‘이것마저 잘못 선택하는 것이면 어쩌지?’ ‘이게 최선이 아니면 어쩌지?’ 하는 불안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잘 다독였다. 잘못 선택해도, 최선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탐색 끝에 나는 내 전공을 살려서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좋아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실현해내며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행복했고, 내 작업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큰 만족감을 느꼈다. 그 순간들이 나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줬음을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즐거울 수 있고, 이 일로 돈을 벌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홀가분해졌고, 불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긴 시간 동안 도전했던 자아성찰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불안은 나를 약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성장시키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불안을 마주하고, 그 속에서 나를 찾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