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특별했었던 것임을
대학교2학년때 광흥창에 살았을때 내꿈은 여의도에 직장을 갖는 것이었다. 해가 질무렵에 자전거를 타고 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 공원을 한바퀴돌고 한강한번 보고 돌아오곤했는데 그때의 여의도는 특별했다. 금융 직종에서 일하고 싶었던건 전혀아니었고 서울한복판에 '섬'이라는 점이 그때 나에겐 그리 특별할수가 없었다. 엄마는 고립이라고 했지만 몇개 안되는 다리를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이 어렸던 나에게 꿈이었다. 그리고 다시 분당에 살면서 잊고 지내다 어찌어찌 꿈이었던 여의도에서 첫번째 직장을 갖게 되었다. 첫해년되 피곤함에 그특별함은 무색하게 무뎌지고 퇴근하면 뒤도 안돌아보고 주말에도 절대 발들이지 않으려했는데 오늘 막상 떠나려고 한바퀴 돌며 생각해보니 이장소가 주는 특별함이 여전히 나에겐 너무 컸다.
어쩌다 25살 26살 27살 여기서 지내다보니 누구와 무엇을 했는가의 추억이 아니라 장소 그자체와 내가 가진 추억이 누적되었다. 나는 멀리살다보니 출근을 일찍하는 편으로 7시면 여의도역에 도착하곤했다. 7시에 늘듣는 라디오 방송의 오프닝을 들어야했고 때론 오늘날씨는 어때요 어제 회식이너무 힘들어서 죽을것같은데 출근했어요 이런식의 사연도 보내고 그 사연이 읽히면 bigday라는 말도 다이어리에남기곤했다. 여의도역에 내리면 출근까지 1시간반정도가 남았는데 컨디션에 따라 하염없이 걸어다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벚꽃이 만개한 4월이었다. 낮이나 밤에 윤중로를 가면 인파들로 구경이어려웠는데 그 아침에는 그전날의 피로감을 치워내고 있는 청소부아저씨를 빼곤 나밖에 없었다. 온전히 여의도벚꽃을 혼자 전세낸양 누릴수 있었다 . 어떤 여름날에는 한강철교부터 양화대교를 그아침에 걸었던날고 있엇고, 아침을 안먹고온날이면 63빌딩 1층에 있는 에릭케제르 크루아상을 먹기를 좋아했고 아이엠베이글에서 갓나온 초코베이글을 사서 공원에서 먹는 것도 즐겼다. 뚝방길옆으로는 여의도여고 등교하는 여고생들로 조잘거리는 것도 여의도고 애들이 자전거를 급하게 패달을 밟고 내옆에 지나갔던것도 나에겐 불과 10년 고등학생인 나를 떠올리게 하곤했다. 철없는 우리오빠는 종종 새벽근무가 끝나면 동생이랑 아침먹겠다고 여의도에 오곤했다. 지금은 너무 추워 아침에 카페에 가던가 사무실을 지키지만 아침의 여의도, 여의도의 아침이 주는 안정감은 내 직장생활의 큰 버팀목이었던 것 같다. 학교를 떠날때도 광흥창을 떠날때도 마지막날 나와함께 했던 장소들을 하나하나 혼자 두런두런 얘기하며 정리했는데 오늘 이곳도 떠나려니 마음부터 아리고, 서두에 누구와 무엇을 햇는지는 중요한게 아니라고 햇지만 나와 함께한 우리팀과 내 동기들. 사람들이 함께해서 그저 환상에 가까운 특별함이 아닌 일상의 특별함이 연속함이 된것 같다. 너무 마음아프고 고맙고 감사하다 이곳을 떠나는 마지막날의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