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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캄보디아라니

앙코르와트 말고 아는 게 없는 나라

by 캄보캉

남편의 파견이 결정되었다. 행선지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지원하기 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캄보디아에 대한 정보라고는, 바다 건너 푸꾸옥이 있고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라는 정도였다.

합격하면 한 달 안에 출국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일정. 남편은 “쟁쟁한 사람들이 많이 지원할 텐데, 내가 되겠어?”라며 반신반의했지만, 결국 합격해 버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남편이 캄보디아로 발령 났다고 말하면 절반 정도는 남편 혼자 가는 줄 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미지의 나라다.


최근 한국에서의 캄보디아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하는 나라, 불법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곳, 납치와 감금 사건의 배경지로 각인되어 있다. 좋은 방향으로는 여행프로에서 한 번쯤 본 나라로 인지한다. 합격 발표 무렵, 마침 EBS <세계 테마기행 – 캄보디아 편>이 방송 중이었는데, "여기를 간다고?"라며 방송 화면을 캡처해 보내온 사람이 여섯 명이나 될 정도였다. 그렇게 낯설기만 한 나라, 캄보디아에 내가 오게 되었다.


프놈펜은 캄보디아의 수도로, 인천에서 비행기로 약 5시간 반이 걸린다.


이전에 캄보디아를 조금은 접해본 사람들은 “앙코르와트 있는 데야?”라고 묻곤 한다. 하지만 앙코르와트는 프놈펜에서 차로 약 5시간 떨어진 씨엠립(Siem Reap)에 있다.
“그럼 프놈펜엔 뭐가 있어?”라고 다시 묻는데, 나는 “수도니까 서울 같은 곳이지, 나도 잘 몰라. 가봐야 알 것 같아”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도착한 프놈펜. 오기 전에는 구글 위성사진을 들여다보며 나름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상상은 현실을 이기지 못했다.


프놈펜의 면적은 약 678.5 km²로, 서울(약 605.2 km²) 보다 넓다. 하지만 인구는 약 223만 명으로, 천만 도시로 불리는 서울(실제로는 약 932만 명)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숫자만 보면 고층 건물 없이 낮은 건물들이 흩어져 있는 도시처럼 느껴지지만, 프놈펜은 넓은 행정구역 안에서 여전히 확장 중인 도시다. 도심 곳곳에는 아직도 공터가 많다. 이는 도시 내부의 호수나 습지를 메워 매립지로 조성하고, 그 위에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도시계획이 일괄적으로 재정비된 방식이 아니어서, 구역마다 길의 폭이 다르고 도로도 곧게 뻗지 않은 경우가 많다.



도심 한가운데 솟아 있는 고층빌딩들, 그 주변을 감싸는 낮은 건물들. 평지로 이루어진 도시라 멀리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고층 콘도 앞에 자리한 허름한 가게들, 그 사이를 여유롭게 누비는 닭들. 도시인 듯 도시 같지 않은 이곳. 앞으로의 3년 동안, 나도 이 도시도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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