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앙투안 샤르팡티에가 활동한 기즈 공작부인의 궁전이었던 오텔 드 수비즈, 현재 프랑스 국립 고문서 박물관Musée des Archives Nationales이다.
LPH031 바흐: 요한 수난곡
콜레기움 보칼레 헨트 창단 50주년을 맞아 필리프 헤레베헤가 세 번째로 바흐 <요한 수난곡>을 녹음했다. 바흐 생전에 교회 전례곡은 겨우 한두 차례, 운이 좋아야 몇 차례 연주되었기에 바흐는 그때마다 악단 형편에 맞춰 곡을 수정했다. <요한 수난곡> 판본의 가장 큰 차이는 첫 합창이다. 앞선 녹음에서 각기 다른 판본을 택했던 헤레베헤는 직전과 달리, 다시 첫 판본으로 돌아갔다. 젊은 막시밀리안 슈미트가 또래 최고의 복음사가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고, 도로테 밀즈의 애통함은 누구보다 사무친다. 다미엥 기용의 쓸쓸함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지나온 50년에 부끄럽지 않은 장인의 성과이다.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연주: 필리프 헤레베헤 (지휘), 콜레기움 보칼레 헨트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ke0w8-bEWFEws6-xZDTOcWlGfH8tleSO0
어디가 하이라이트냐 하면, 1번 트랙부터 40번 트랙까지이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ALPHA572 바흐: 두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앙상블 마스크는 하프시코드 연주자 올리비에 포르탱과 다섯 현악 연주자가 전부이다. 여기에 에마누엘 프랑켄베르크의 하프시코드가 가세해 바흐의 두 대의 건반을 위한 협주곡 셋을 연주했다. 단 여섯 사람이 현란한 짜임새의 건물을 올리지만, 허투루 한 구석이라곤 찾을 수 없다. 바흐의 설계와 마감이 완벽하기 때문이다. 음악가 집안에서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이런 연주 방식은 뒷날 쾨텐과 라이프치히에서도 유지되었다. 동료 궁정 음악가, 자녀, 학생들과 같은 편성의 연주를 즐긴 것이다. 끝 곡 <전주곡과 푸가>는 원래 오르간용이나 음반의 이중주 편곡은 앞선 협주곡들의 골조가 어떤 것인지 세심하게 보여준다.
연주: 올리비에 포르탱&에마누엘 프랑켄베르크 (하프시코드), 앙상블 마스크
마찬가지로 뺄 데가 없다
ALPHA573 여성 작곡가 플루트 명곡집
음반 제목은 <20세기의 새벽>. 이른바 ‘벨 에포크’, 보불 전쟁에서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유지된 예술 지상주의 시절에 활동한 프랑스 여성 작곡가 다섯의 플루트 음악을 담았다. 시야를 좁히고 더 좁힌 것 같지만, 수록된 8곡, 17개 트랙은 포레와 드뷔시, 라벨로 대표되는 프랑스 인상주의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아주 반갑게 들릴 것이다. 멜 보니, 릴리 불랑제, 클레망스 드 그랑발, 세실 샤미나드, 오귀스타 홀메가 그 주인공이다. 마네의 아내 베르트 모리조나 위트릴로의 어머니 수전 발라동의 재능이 여성이라 가린 것과 마찬가지임을 음악을 듣는 순간 알아차릴 수 있다. 미모만큼이나 빛을 발하는 발굴과 연주!
연주: 쥘리에트 위렐 (플루트), 엘렌 쿠베르 (피아노)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l0MZMW0VQEYq3Cyt8fmHIEKWW4e2FZREg
수난과 부활은 곧 유월절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교도의 봄의 제전과 결합한 것이니 이 음악도 어울린다
ALPHA566 샤르팡티에: 지옥에 내려간 오르페오
몬테베르디와 글루크, 오펜바흐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곡가들이 동경했던 오르페우스 신화. 마르크 앙투안 샤르팡티에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칸타타 <지옥으로 내려가는 오르페오>와 실내 오페라 <오르페오의 지옥 하강>을 수록한 이 음반을 통해 제값을 회복했다. 샤르팡티에 특유의 ‘피어오르는 듯한 예술’과 박진감 넘치는 춤곡이 오비디우스의 이야기를 생생한 장면으로 만들어 낸다. 카운터테너 판 메헐런이 베이스 리오넬 뮈니에와 함께 이끈 기악과 성악의 앙상블은 샤르팡티에가 파리 기즈 공작부인의 궁전에서 했을 똑같은 역할을 머리에 그리게 한다.
BBC 뮤직 매거진 초이스
연주: 라이나우트 판 메헬런 (지휘, 카운터테너), 아 노크테 템포리스, 복스 루미니스
목수(Charpentier)의 소리로 '피어나는 예술이여Les Arts Florissants'!
FUG760 바흐-부조니: 피아노 작품집 (샤콘느 외)
음반 표지는 막스 오펜하이머가 1916년에 그린 부소니의 초상이다. 이 그림이 당대 부조니 작풍을 그대로 보여준다. 초자연의 존재와 투쟁하며 그 자신이 결국 그와 비슷한 사람이 되고 마는 표현주의 예술가, 바로 직접 오페라로 쓰기도 한 ‘파우스트 박사’의 초상이다. 벨기에 피아니스트 장 미힐스는 비교적 친숙한 <샤콘느> 편곡과 바흐의 필체가 고스란히 남은 합창 전주곡들로 전반을 채운 뒤, 후반에는 <대위법적 환상곡>이라는 작곡가의 시그니처를 펼쳐 보인다. <푸가의 기법>에 대한 헌정인 동시에 20세기 작곡가로서 돌파구를 찾으려 몸부림쳤던 부소니의 실존이다. ‘헌정 중의 헌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