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의 CD 리뷰
A494 로시니: 작은 장엄미사 ARCANA
페르골레시와 욤멜리의 앨범으로 나폴리악파 교회음악의 황금 시대를 탁월하게 짚어낸 줄리오 프란디가 낭만주의 시대로 시야를 넓혔다. 로시니는 오페라 무대에서 홀연 은퇴한 지 35년여 만에 <작은 장엄미사>를 발표하며 ‘노년의 과오’라 불렀다. 파리 상류층 살롱에 널리 퍼진 피아노와 하르모늄을 반주로 썼고, 뒤에 관현악으로 편곡한다. 프란디는 가장 최근에 편집한 다비데 다올미의 악보에, 에라르와 플레옐이 만든 로시니 당대 파리 피아노를 동원했다. 독창진의 리더인 소프라노 상드랭 피오와 건반의 명인 프란체스코 코르티가 신뢰를 높이며, 프란디의 기슬리에리 합창단도 투명하고 섬세하다.
ALPHA757 코파친스카야와 솔 가베타의 두오 작품집 Alpha
BBC뮤직매거진 만점
서로 ‘파텔리’와 ‘솔카’라 부르며 만난 지 ‘영원히’ 되었다는 영혼의 자매가 두 번째 내놓는 앨범. 흑해 연안 몰도바에서 온 바이올리니스트와 남미 태생의 첼리스트가 이번에도 시공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펼친다. 두오가 엮은 곡들은 마치 이 앨범이 되기를 기다렸던 듯이 한자리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르클레르와 아들 바흐의 전고전주의 춤곡이 라벨과 코다이의 20세기 소나타와 호응하고, 리게티와 크세나키스가 놓은 다리를 건너면, 두 솔로이스트의 친구인 외르크 비트만, 프란치스코 콜, 쥘리앙 프랑수아 즈빈덴의 곡이 반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이중주로 이보다 큰 그림을 그리긴 불가능하다.
ALPHA758 바흐와 바흐 이전 - 바이올린 소나타 Alpha
디아파종 황금상, 피치카토 수퍼소닉
슈샨 시라노시안은 손대는 음악마다 록음악과 같은 전류를 흐르게 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다. ‘바흐 이전의 바흐’라는 제목은 종종 사용되어 왔지만, 대개 바흐와 선대 음악가들의 내력을 열거하는 것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엄밀히 ‘바흐와 바흐 이전’이라고 풀어야 한다. 몬테베르디의 악장이던 카를로 파리나의 명인기는 17세기 내내 슈멜처, 무파트, 발터, 베스트호프 등의 독일 작곡가에게 전해져 바이올린의 전성기를 이뤄냈다. 바흐가 선배들과 벌인 가상 대결의 결과가 그의 소나타와 파르티타들이다. 시라노시안은 레오나르도 가르시아 알라르콘의 반주로 BWV1021과 1023의 뿌리를 탐구한다.
ALPHA771 비발디 & 레알리: 라 폴리아 외 현을 위한 소나타 Alpha
디아파종 황금상
건반 연주자 저스틴 테일러와 세 현악주자가 모인 르 콩소르 합주단은 잘 알려진 작곡가와 그에 가렸지만 못지않은 열매를 맺은 동시대 작곡가를 묶어 소개한다. 전작인 코렐리와 당드리외의 ‘오푸스 1’이 디아파송 ‘올해의 음반’에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도 베네치아의 비발디와 조반니 바티스타 레알리가 ‘라 폴리아’라는 한 배에 올라 물의 도시를 구비구비 안내한다. 첼리스트 빅토르 쥘리앙 라페리에르가 편성의 폭을 넓히고 오르간과 하프시코드를 오가는 테일러가 현을 이끈다. 더할 것 없는 비발디의 음악에 비해 철저히 잊힌 레알리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만으로도 앨범은 제값을 다한다.
RAM1908 바흐: 트라베르소 플루트를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 RAMEE
디아파종 황금상, 텔레라마 만점
베테랑 바로크 플루티스트 프랑크 테운스는 오랜 연구 끝에 바흐가 30여년에 걸쳐 여러 종류의 플루트와 연주자를 고려해 쓴 곡들을 작곡가가 직접 교류했던 드레스덴의 명인 피에르 가브리엘 뷔파르댕의 트라베르소를 복원해 연주했다. 오롯이 플루트를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리코더나 현대 플루트보다 훨씬 적확한 음색으로 표현된다. 테운스는 바흐가 감바 곡을 플루트로 편곡한 이유도 갈랑풍에 순응한 것이라고 본다. B단조의 BWV1030을 초기 버전인 G단조를 복원해 녹음한 이유도 그쪽이 더 멜랑콜릭하기 때문이다. 당대 스타일을 최적으로 변용하는 ‘하이브리드 바흐’의 결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