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와 베토벤의 피아노

2026년 1월의 음반 리뷰

by 정준호

ALPHA1157 슈베르트: 상상의 오중주

슈베르트의 가곡을 현악 사중주와 목소리로 재구성한 과감한 실험. 자크 강다르의 편곡은 원곡에 숨은 대위법적 가능성과 음색의 층위를 드러낸다. 괴테의 미뇽 연작은 현악의 어두운 음영 속에서 소녀의 고독과 동경을 더욱 절실하게 전하고, ‘마왕’의 질주도 네 활이 만드는 긴박한 리듬으로 재탄생한다. 쇼버의 시에 붙인 <비올라>는 너무 일찍 피었다가 홀로 죽어가는 꽃 이야기로, 슈베르트가 매독 진단을 받은 1823년 작품이다. <죽음과 소녀>의 안단테 변주가 음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투명하고 포근한 피오의 목소리와 소포스의 정교한 앙상블은 슈베르트가 실현하지 못한 또 다른 장르의 가능성을 완성한다.

연주: 상드린 피오 (메조소프라노), 소포스 사중주단

Alpha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ALPHA827 러시안 첼로 소나타 -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외

두 시간 반짜리 동유럽 첼로 소나타 요약. 첫 교향곡 실패 후 침묵을 깨고 쓴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는 비가적 서정과 열정이 교차한다.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 모음곡>은 갈로와 바세나르의 곡을 출판업자의 거짓 표기 탓에 페르골레시인 줄 알고 쓴 것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절제된 스타일의 거짓 순진함으로 체제를 조롱한다. 프로코피예프는 러시아 베이스 같은 저음역과 발레풍 선율을 결합했고, 바인베르크는 쇼스타코비치 영향 아래 유대 음악과 민속 전통을 탐구했다. 슈니트케의 포스트모던한 소나타는 20세기 러시아 음악의 복합성을 집약한다. 헤커와 헬름헨 부부가 긴밀한 호흡으로 광활한 시공간을 관통한다.

연주: 마리 엘리자베트 헤커 (첼로), 마르틴 헬름헨 (피아노)

Alpha BBC뮤직매거진 이달의 음반

ALPHA1142 모차르트의 클라비코드

모차르트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용했던 클라비코드에서 직접 녹음한 이 음반은, 유례없이 친근하게 작곡가의 창작 현장으로 초대한다. 콘스탄체의 증언대로 <마술피리>, <티토 황제의 자비>, <레퀴엠>이 탄생한 바로 그 건반 위에서 모차르트의 가곡과 건반 소품들이 재현되었다. 당대에 “목소리의 우아함"에 가장 가까운 악기로 여겼던 클라비코드의 섬세한 떨림은, 극장이 아닌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펼쳐진 모차르트 예술의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괴테의 <제비꽃>에서 프리메이슨 칸타타에 이르기까지, 화려함 뒤에 감춰진 모차르트의 내밀한 음악 세계를 복원하며,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적신다.

연주: 알렉산더 게어겔피 (클라비코드), 게오르크 니글 (바리톤)

Alpha 스케르초 익셉셔널

올해의 음반으로 꼽고 싶다

RIC477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 18번, 30번

2024년 브뤼헤 콩쿠르 우승자 리테르가 베토벤의 세 시대에 맞춰 세 악기를 선택했다. 모차르트가 사랑한 안톤 발터 모델로 연주한 소나타 1번(1795)은 하이든에게 헌정되었다. 나네테 슈트라이허 모델로 연주한 소나타 18번(1802)은 느린 악장 없이 미뉴에트와 스케르초를 나란히 배치해 시대 전환을 상징한다. 베토벤은 프랑스 에라르와 영국 브로드우드 피아노의 강력한 음향에 매료되었다. 브로드우드 진품으로 연주한 소나타 30번(1820)은 두 인물의 대화 같은 첫 악장부터 여섯 변주곡으로 끝나는 3악장까지 연금술 같은 대위법을 실험한다. 크리스 마네 공방의 역사적 악기들이 고전에서 낭만으로 가는 여정을 생생히 증언한다.

연주: 토마시 리테르 (포르테피아노)

RICERCAR

베토벤의 피아노

LDV150 나탈리 드세 - 떠도는 새의 노래

2010년 카사르가 드뷔시 미공개 가곡 초연을 제안했을 때 드세는 거절했다. 하지만 드뷔시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카사르의 집요한 설득에 그녀는 움직였다. 빈, 카네기홀, 파리, 도쿄의 리사이틀 무대에서 그녀는 백열광을 발했고 그때마다 그는 소름 돋는 감동을 받았다. 2025년 고별 투어는 미국 음악(프레빈, 손드하임, 바버)과 새 주제의 프랑스 가곡(쇼송의 벌새, 안의 나이팅게일, 라벨의 천국의 세 마리 새, 풀랑크의 갈매기 여왕)으로 채워진다. 풀랑크의 <몬테카를로의 여인>은 자살로 끝나지만 두 사람은 다르다. 135번째 리사이틀은 “피아니시모 아모로소, C장조”로 15년 우정에 조용히 작별을 고한다.

연주: 나탈리 드세 (소프라노), 필리프 카사르 (피아노)

La Dolce Vo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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