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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촬영감독 김정욱 Oct 21. 2021

MZ 세대의 “체헐리즘”

주인공의 경험을 통한 진지한 삶을 그린 “슬럼독 밀리어 네어”라는 인도 영화가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 자말이 퀴즈 대회에 나가 맞춘 모든 문제들은 모두 그가 겪은 진지한 삶의 현장에서 얻은 것이다. 그는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답을 모른다. 체험이 그의 지식의 근거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자말이 여자 친구를 만나려는 열정은 삶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진지한 경험을 축적시켰고 그것이 곧 그의 지식이 되었다. 마치 구약 히브리어에서 ‘안다’는 뜻을 가진 동사 ‘야다’가 육체 관계를 통한 앎까지도 의미하는 것처럼, 주인공 자말의 앎은 삶 전체에서 얻어진 것이었다.  

  학교밖 청소년들과 교회에서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하나님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언제인가?”라고 인터뷰 했을 때, 아이들의 다양한 대답들은 나를 놀라게 했다. “교회 수련회에서 체험했다.” “어려서부터 머리가 아플 때 머리가 낫게 해달라고 기도 하면 하나님이 들어주셨다.” “농구공을 발로 차서 골을 넣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성공했다” 등. 아이들이 하나님을 만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했다.

MZ(밀레니엄 과 Z 세대) 세대인 그들은 눈앞에 보이는 현상을 세상이 보여주는 대로 믿지 않지 않고 꼼꼼히 체크하는 ‘팩트광’으로 직접 해본 것 에만 반응하는 세대이다. 그것은 곧 “체헐리즘” 이다.      


 



 

 하나님의 일꾼은 자신의 삶 가운데서 구원에 관한 분명한 체험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기독교 영상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이 따르고 인내와 시련이 필요한 과정 이지만 미디어를 통해 하나님이 역사 하심을 느끼는 체험이 없으면 기술과 재능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매일매일 촬영장에서 고된 육체의 노동을 받아들이며 한쪽 눈을 감고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나의 뷰파인더 프레임 속에 하나님이 계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프레임 속에 나와 인간극장 출연자와 가족들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뷰파인더를 통해 하나님의 시선으로 우리들의 삶을 지켜보고 계셨던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카메라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인간극장을 통해 몇 십 년 동안 헤어져서 살았던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게도 하시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출연자에게 물질도 주셨으며, 카메라라는 도구를 통해 출연자들을 어루만져 주셨다. 나는 그곳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노아가 하나님의 눈에서 자신에 대한 사랑을 발견했듯이(창세기 6:8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해당 본문의 히브리 원문은 “그러나 노아가 여호와의 눈에서 호의를 발견했다”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 사랑의 눈으로 나를 보고 계셨던 것이다. 하나님의 눈동자에 내가 있었다.(히브리어로 ‘눈동자’에 해당하는 ‘이숀’은 문자적으로 ‘눈 안의 작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체험은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것이고 시행착오 학습을 통해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세상의 복음을 전하는 ...     


프로가 되자  

    

성경을 기록한 많은 선인들은 하나같이 언어 사용의 대가들이었다. 그들 각자는 탁월한 언어 사용 능력으로 하나님을 섬겼다. 물론 그것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이시다. 그렇다면 미디어를 통해 성경 말씀을 전해야 하는 우리들도 가능한 한 최고의 재능을 갖춘 후에 하나님의 사명을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기독교 미디어사역을 위한 훈련을 철저하게 해야만 한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우리는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 사전 준비도 철저히 하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준비해야 한다. 사실 그것은 기본의 문제다. 예배 중에 미디어 사역자나 봉사하는 사람들의 실수로 회중석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스크린에 나오는 찬양 자막이 늦게 나와서 성도들이 찬양을 따라 부르지 못하거나 잘못된 가사를 스크린에 띄우기도 한다. 성가대의 마이크 잡음으로 성도들이 귀를 괴롭게 하는 경우도 있다. 

촬영 현장에서도 그와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헌팅을 다녀오지 않아서 현장 콘티를 잘못 짜거나, 섭외를 잘못하여 수많은 스텝들의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기도 한다. 출연자와의 연락이 잘못되어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하나님 일에 대한 애정과 마음이 부족한 데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그럴 거라면 왜 하나님의 일을 하는가? 우리는 하나님 일을 프로답게 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야 한다.      

C. S. 루이스는 <고통의 문제 (The Problem of Pain)>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예술 작품이다. 비유적인 의미로가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우리는 하나님이 지금도 만들고 계시는 작품이다. 이것은 우리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영광’이다. 어린아이를 즐겁게 해주려고 아무렇게나 그리는 그림이라면 작가도 크게 고심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뜻대로 그려지지 않아도 그냥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평생에 남길 뜻 깊은 작품 - 양상은 다르지만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거나 아이를 사랑하는 것처럼 자신이 뜨겁게 사랑하는 작품 - 이라면 끝없는 노력을 쏟아 부을 것이다. 그림이 마음에 들 때까지 당연히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자칫 우리는 대충 열 번 정도 지우고 고치고 다시 시작하면 1분 만에 간단한 스케치로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올 줄로 기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정하신 우리의 운명도 덜 영광스럽고 덜 수고스러운 것이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큰 사랑이 아니라 작은 사랑을 바라는 것이다.”     

우리는 왜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힘들었을까? 나는 왜 기독교 영화를 촬영하면서 힘들고 중압감을 느꼈을까? 우리는 봉사를 하면서 왜 힘들어 할까?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내가 하는 일이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일을 우리 일처럼 생각하면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성령의 능력으로 행할 때는 힘이 난다. “주님! 우리는 주님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방식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가? 교회에서 역할을 맡고 직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하나님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하나님 일은 어느 곳에나 있고 우리가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제부터라도 하나님의 일을 이루도록 깨어서 하나님의 일을 해보자 !

파스칼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작은 일을 위대한 일처럼 생각하고 행하라. 왜냐하면 우리 안에는 위대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기 때문이다. 위대한 일을 작고 쉬운 일처럼 생각하고 행하라.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전능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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