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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메론 프라이 Apr 12. 2023

맥락없이 듣는 오늘의 한곡 (5) 그녀가 정말 이상해?

Cyndi Lauper // All Through The Night




We have no past, we won't reach back
Keep with me forward all through the night
VIBE 어플상의 신디 로퍼 (Cyndi Lauper)의  <All Through The Night> 재생 화면 캡쳐



오늘 선택한 곡은...


1983년 발매된 신디 로퍼의 솔로 데뷔 앨범 <She's So Unusual>에 수록된 B-Side 두번째 트랙 곡, <All Through The Night> 이다.


너무 좋아하는 앨범이다.

앨범 자켓 이미지부터 너무 인상적이다.


자켓 사진을 보면

맨 위에 붉은색으로 그녀의 이름인 "Cyndi Lauper" 가 쓰여있다.


그리고, 코발트 블루의 벽과 노란색 대문을 배경으로 왼쪽 하단에는 세가지 색이 기하학적으로 교차하는 우산 하나가 펼쳐져 있다.


그 옆에서 신디로퍼가 빨간 힐을 벗어 놓은채 붉은색 계열의 히피느낌이 나는 원피스를 입고 빨강 펑크 스타일의 머리를 흔날리며 격정적인 춤을 추고 있다.


게다가, 그녀는 왼손에는 노란색 꽃이 돋보이는 꽃다발이 쥐어줘 있다.


그리고 휘날리는 붉은 치마위로 앨범 타이틀인 <She's So Unusual> 이라는 필기체 문구가 노란색으로  휘갈겨져 있다.


모든 색깔들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안달난, 매우 키치한 자켓이다. 그런데 신디 로퍼는 이런 색깔들의 아우성을 모두 뚫고 그녀의 이상한 (Unusal) 존재감을 자켓 가득히 드러낸다.  


이 한장의 사진만 보면 이 언니는 동네에 있을 법한 미친 언니 같은 이미지다.


하지만, 이 한장의 사진은 이 앨범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앨범을 듣는 순간, 알게된다.

그녀가 정말 이상한게 아니라,

정말 범상치 않다(Unusual)는 것을...


신디 로퍼 (Cyndi Lauper)의 <All Through The Night> 유튜브 공식 오디오 클립




SIDE A


신디 로퍼의 이 데뷔 앨범은 사실 그녀의 두번째 데뷔 앨범이다.

 

원래 그녀는 블루 앤젤 (Blue Angel)이라는 밴드의 보컬이었다. 블루 앤젤은 1980년에 셀프타이틀 (Self-Titled) 데뷔 앨범인 <Blue Angel>을 통해 정식 데뷔를 한다. 이 밴드는 특이하게도 50년대 말이나 60년대 초 스타일의 락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였다. 이 앨범의 노래들도 그런 음악적 스타일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데뷔 앨범은  처참한 실패를 맛본다. 결국 이 앨범이 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이 되고 만다. 아마도, 음악적 스타일이 문제였던 것 같다. 디스코와  뉴웨이브 씬스팝의 시대인 1980년대 초에 리틀 리차드나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시키는 블루 앤젤의 음악적 스타일은 대중에게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들어보면 음악적으로 매우 유니크한 스타일이라 나름 매력이 있다. 사운드 자체는 레트로 하지만, 매우 자유분방한 신디 로퍼의 창법과 그녀의 유니크한 음색으로 인해 노래가 전반적으로 펑크한 정서를  담은 독특한 질감을 전해준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의 80년대 팝 플레이리스트에는 이 앨범의 노래가 몇 곡 있다.


1980년 Blue Angel 시절 독일의 TV쇼인 <RockPop>에 출현해 그들의 데뷔앨범 첫 트랙인 <Maybe He'll know>를 열창하는 장면


Blue Angel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인 <Blue Angel>의 여섯 번째 트랙인 <Late>



<Blue Angel>은 결국 해체를 하게 된다. 그런데, 해체 직후 매니저의 해고건으로 소송에 걸리게 되고 결국 이 소송에서 패하면서 그녀는  전 재산을 날리게 된다.


그 후, 그녀는 생계를 위해 낮에는 식당등에서 알바를 했고, 밤에는 뉴욕의 여러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던중, 그녀의 공연을 보던 데이비드 울프 (David Wolf)라는 사람을 통해 당시 규모 있는 레이블 중 하나였던 Epic 레코드사의 자회사인 Portrait 레코드와 계약을 맺게 된다. 그리고, 데이비드 울프는 신디 로퍼의 정식 매니저가 된다.


그리고 발매한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다.


이 앨범은 상업적으로도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굉장한 성공을 거둔다. 평단의 평도 매우 좋았고, 앨범 판매도 전세계적으로 1천6백만장 이상 팔렸다.


앨범에 있는 10개의 트랙 중 5곡이 싱글로 발매되었으며 오늘 선곡한 <All Through The Night>을 포함 무려 4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Hot100 에서 Top 5 안에 들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었던  <Time After Time>은 1위를 차지했다.


그녀의 음악외에 큰 화제가 된 것은 그녀의 비주얼적인 스타일이다. 특히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은 이런 그녀의 시각적 스타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건 바로 MTV와 뮤직 비디오다.


1981년 뉴욕에서 탄생한 최초의 뮤직비디오 케이블 방송 채널인 MTV는 음악 산업을 오디오 포멧 중심에서 비디오 포멧이 추가된 형태의 새로운 미디어 산업으로 전환시킨다. 당시 MTV의 등장은 문화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음악산업을 대전환하게 만들었다.


이 때부터 가수들은 본격적으로 기존의 음반 발매와 공연외에 새로운 대중음악 매체인 뮤직비디오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 대중 음악은 듣는 음악 만큼이나 보는 음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궁극의 컨텐츠였던 MTV는 비주얼적으로 각광을 받을 만한 아티스트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활용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마이클 잭슨이나 신디 로퍼 같은 가수들은 MTV의 컨셉에 잘 들어맞는 비주얼 스타일을 갖춘 아티스트들이었다. 이런 가수들의 대중적인 성공은 MTV의 초기 성공과 괘를 같이하는데, 양쪽의 성공은 당시 뮤직비디오가 대중음악과 대중에게 준 영향이 상당했음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81년 8월1일 첫 전파를 탄 MTV의 첫 방송 영상



신디 로퍼의 솔로 데뷔 앨범 <She's So Unusual>에서 첫번째 싱글 커트된 <Girls Just Want To Have Fun>의 공식 뮤직비디오 영상.



아무튼 신디 로퍼의 솔로 데뷔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녀는 그 보상으로 그래미에서 최우수 신인가수상을 거머쥔다.


그리고 이 데뷔 앨범은 지금도 롤링스톤스가 선정한 현존하는 위대한 500장의 음반에 포함되어 있으며, 동시에 최고의 여성 아티스트 음반 Top 50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SIDE B


나는 이 앨범에서 <All Through The Night> 을 제일 좋아한다.


이 노래는 1980년대 뉴웨이브 씬스팝 (New Wave Synth-Pop)의 전형을 보여주는 곡이다. 특히, 도입부의 흐르는 씬디사이저 멜로디는 이 노래의 시그니처다. 이 멜로디는 이 곡의 분위기를 시작과 동시에 그윽한 감성으로 물들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 그윽해진 멜로디 사이로 신디 로퍼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빈 공간을 채우면 노래는 너무나 황홀한 발라드로 다시 탄생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노래가 후렴에 다다르면 말 그대로 "이 밤의 끝을 놓고 싶지 않은" 그녀의 애절함이 드러난다.


그리고 가사가 끝나고 곡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파트는 코러스 세션들의 허밍과 시그니쳐 씬스 사운드의 반복이 40초 이상 지속되며 페이드 아웃된다. 이런 후반부의 구성은 아련한 정서를 끝까지 밀어붙여 곡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계속 이어지게 한다.


의외인 점은, 그녀는 이런 그윽하고 애절한 분위기를 생각보다 담담한 톤으로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창 방식이 오히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노래를 더 간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정말, 밤에 한강 같은 곳에 차를 주차해 놓고 듣기에 딱 좋은 노래다.


<All Through The Night> 1987년 파리에서 있었던 신디 로퍼의 라이브 공연 영상. 앨범 버전 보다 약간 빠르게 편곡 되었고, 좀 더 격정적이다.


신디 로퍼의 등장은 이처럼 범상치 않았다. 그래서 대중과 평단 모두 그녀의 음악적 역량이 더 폭발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에 발매한 음반들은 이 음반의 성공에 필적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사실 이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그녀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마돈나를 그녀와 비교하며, 그녀가 마돈다 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도, 그녀는 뮤지컬 등에서 활동하며 토니상도 받았고, 2016년까지 꾸준히 음반을 발매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동시에 그녀는 사회적, 정치적 발언과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일흔살이 된 올해에 그녀는 락앤롤 명애의 전당에 헌액될 후보에 까지 오르게 되었다.


2022년 12월 백악관에서 진행된 동성결혼 관련 법안 발의를 위한 공연에서 1986년 히트곡인 <True Colors> 를 부르고 있는 장면




마지막으로 이 앨범에서는 4곡 정도 더 추천해 본다.


너무 좋아하는 앨범이기에....


신디 로퍼의 최고 히트곡 <Time After Time> 공식 뮤직 비디오



신디 로퍼의 <Money Changes Everything> 유튜브 공식 오디오 클립



신디 로퍼의 <She Bop> 유튜브 공식 오디오 클립



신디 로퍼의  <When You Were Mine> 유튜브 공식 오디오 클립




HIDDEN TRACK


사실, 오늘 소개한 <All Through The Night>은 신디 로퍼가 원곡 가수가 아니다. 이 곡의 원곡 가수는 따로 있다. 쥴스 쉬어 (Jules Shear)가 원곡 가수다.


이 노래는 원래 유명한 포크락 가수인 토드 룬드그랜 (Todd Rundgren)이 1983년에 프로듀싱한 쥴스 쉬어 (Jules Shear) 앨범 <Watch Dog>에 수록된 곡이었다.


원곡은 이 노래와 완전히 다른 컨트리계열의 포크락 곡이다. 정말 다른 스타일의 곡이다.


그런데 이런 곡을 씬스팝 계열의 발라드 곡으로 편곡해 같은 해에 발매한 신디 로퍼의 데뷔앨범에 수록했고, 결국 이곡은 그녀의 히트곡중 하나가 되었고, 동시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 되고 말았다.


노래에도 팔자가 있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신디 로퍼의 <All Through The Night>의 원곡인 쥴스 쉬어 (Jules Shear)의 <All Through The Night>. 두 곡이 완전 다른 스타일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All Through The Night>을 가지고 만들어본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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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 created by 카메론 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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