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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soul Mar 28. 2022

15년차 초보 엄마입니다.

엄마란 역할은 언제쯤 전문가가 되는 걸까? 

   벌써 몇 년전의 일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첫째가 다섯살, 둘째는 막 태어났을 무렵으로 기억한다. 오랜만에 친구들 가족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친구는 나보다 먼저 결혼하여 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되었다. 다섯, 여섯살 정도 먹은 큰 아이를 보다가 초등학생 친구 아들을 보니 엄청 큰 아이처럼 느껴져 친구에게 말했다.

" 벌써 지민이는 다 큰거 같아. "

그러자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 아직 애기야."

초등학생 3~4학년인 아이를 애기라니, 그 순간에는 좀 징그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친구의 말이 어떤 말이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아이는 한 해가 다르게 성장해 나갔지만, 엄마의 눈에는 항상 아이 같아보였다. 아마도 매 해 새로운 성장통을 겪는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운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된 지 15년차, 이 정도의 경력이면 왠만한 직업에서는 베테랑 전문가가 되어있을텐데, 이 엄마란 역할은 아직도 헤매고 있을 때가 많다. 유치원 교사로 살아온지 23년이 된 나조차도 내 아이의 육아는 어렵다.

이제는 노하우도 생길만한데 그것도 쉽지 않다.  매년 아이가 변하기 때문이다.

  한 살때, 두 살때, 세 살, .... 열 네살, 열 다섯 살때......


  아이는 한 해도 같은 모습이었던 적이 없다. 신기하게도 아이는 해마다 나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어릴 때는 저성장, 비염, 건강문제, 또 좀 더 커서는 친구문제, 생활습관 문제, 틱, 조음치료 등....문제는 다양했고 해결방법은 간단한 것부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것 등 천차만별이었다. 15년차 초보엄마일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제 큰 아이가 중2가 되었다. 올 해는 아이가 처음으로 시험이란 걸 보는 해이다. 아이의 성적이 내신에 포함되고, 생활태도가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되어 평가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와 이 시기를 어떻게 적응하고 이겨낼지 고민 중이다. 사실 중2인 아이에게 부모의 역할은 지지와 조력자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것만은 아니다. 더군다나 예민한 사춘기를 겪는 중 2 아니던가!  


  작은 아이는 놀랍게 첫 째와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비슷한 문제도 많을 듯한데 둘째에 대한 고민은 또 새롭다. 두 아들을 키우는 난 아마도 평생 초보엄마가 될 듯하다. 하지만 초보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나쁜 일만은 아니다. 

  내가 고민해보고, 마음 아파해 본 경험으로 다른 엄마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녀를 이해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삶을 배우고, 엄마를 넘어 한 인간으로써 성장해나감을 느낀다. 


   나는 세상의 엄마들에게 엄마의 역할이 서툴다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자책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매 년 아이나이에 따라 몇 년차 초보엄마일 뿐이니까. 또한 아이의 나이에 따라 필요한 부모의 역할도 매번 바뀐다. 영아때, 유치원 때,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아이의 성장에 따라 아이의 상상황도, 또 아이에 대한 부모의 고민거리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부모 역시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한 해 두 해, 아이는 온 몸으로 보고, 듣고, 느끼며 성장한다. 나 또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때론 기쁘고, 슬프고, 속상하고, 걱정하는 등 다양한 감정으로 아이의 성장을 지원한다. 물론 서툴기도 하지만 점차 엄마를 넘어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나는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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