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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영 Jan 14. 2024

우리를 빚어가는 이야기

<라라랜드(La La Land)> 톺아보기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를 다른 세계에 위치시킨다. 우리는 영화 안에서 과거의 작은 선택 때문에 어긋난 연인과 뜨겁게 사랑을 하고, 음악 안에서 타인의 시선에 짓눌려 포기하고 말았던 꿈을 이룬다. 문제는 영화와 음악이 끝나면 우리가 가능-세계로부터 돌아온다는 것이다. 어긋난 첫사랑, 잃어버린 꿈으로서의 현실은 우리를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삶에 위치시킨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무의미해지는 지점은 현실, 즉 삶의 자리다.


하지만 이야기에는 여전히 힘이 있다. 비록 즉각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아니지만 우리 안에 누적된 이야기들은 현실을 다르게 보게 만든다. 그리고 현실을 다르게 보게 하기 때문에 다르게 살게 만든다. 더디지만 찬찬히 이야기는 우리 삶을 우리가 마음에 새긴 이야기들로 성실하게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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