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시(Whiplash)> 톺아보기
<위플래시>에서 보게 되는 두 번의 반전은 다른 영화의 반전들과는 달랐다. 이 영화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기보다 '천재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에 가깝다. 흔한 영화의 문법에 따라 독주 그 이후가 제시되지 않는 건 이 영화가 그만큼 서사에 불친절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보여 줄 이유가 없다. 이 영화는 자기 보여 줄 것을 이미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플랫처가 "내가 핫바지로 보이냐"라고 묻는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플랫처가 얼마나 나쁜 인간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아니다. 그냥 플랫처는 처음부터 광기 가득한 선생이었고 앤드류는 그의 기대 아래에서 광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던 제자였다. 앤드류가 제적을 당하게 된 경연에서 앤드류의 광기는 끓는점에 도달했고, 카네기 홀에서의 독주는 그의 광기가 끓고 있음음 보여 주었다.
플랫처의 복수는 역설적이게도 그가 오래 기다려 왔던 '찰리 파커를 넘어서는 제자'를 발견하게 했다. 또한 앤드류의 기지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스승의 복수에 대한 복수와 기대에 대한 부응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이렇게 광기와 광기가 만나서 한 명의 천재가 탄생했음을 선생과 제자의 눈 맞음은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