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걷는다는 건>

함께 걸어간다는건 무엇일까? 함께 한다는건 어떤 기분일까?

by 서령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나는 원래 어떤 사람이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늘 먼저 손들고, 먼저 부딪히고, 먼저 걸어 나갔던 아이였던 것 같아.
새로운 일이 생기면 설레는 마음으로,
두려움보다 호기심을 가득 안고 뛰어들던 아이.
누군가는 그걸 '용기'라 불렀고, 나는 그냥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것뿐이었는데.

조금 더 시간이 흘렀을 땐,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게 되었어.
길 위에서 손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면
내 시간을, 내 힘을 나눠주는 일에 기꺼웠지.

그런데 지금의 나는...
마치 오래된 지도 위를 걷는 기분이야.
어디로 가야 할지 알면서도,
막상 발걸음은 갈피를 못 잡고 맴도는 그런 날들.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할 수 없고,
혼자서만 감당하기엔
내가 짊어진 짐이 점점 모호한 형태로 바뀌어가는 기분.

내가 꾸는 꿈이 혼자만의 여정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그렇게 수없이 말하지만
현실 속의 손길들은
모두 계산된 악수 같고
사람이라는 단어마저 계약의 하위 항목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그래서 문득,
같이 걷는다는 게
이토록 먼 이야기였나 싶어.
함께 바라보고, 함께 무너지고,
함께 다시 일어나는 그런 사람.
이름 앞에 직함이 붙지 않아도
마음만으로 서로를 알아보는 관계.
나는 그런 동료를 바랐던 것 같아.

하지만 그런 마음조차도
조심스레 꺼내야 할 것 같아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사람처럼 느껴질까 봐.
그래서 그냥, 오늘도 혼자 조용히 모험을 이어가.

그리고 문득 하늘을 보면,
밤하늘의 별들도 사실 서로를 닿지 못한 채
그저 먼 거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빛나고 있다는 걸 알게 돼.
우리도 언젠가,
그렇게 닿지 않더라도 서로를 향해 반짝이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혼자서 길을 잃었다 느껴질 때,
어딘가에서 나와 비슷한 속도로
천천히 걷고 있는 누군가도 있다는 걸
믿고 싶은 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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