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일까? 어떤 계절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익숙하다고 믿었던 바람이, 오늘은 좀 다르게 불었다.
한때는, 계절이 바뀌는 게 마냥 좋은 일이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마음 한쪽이 무겁게 쓸리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의 이름은 늘 가볍지 않았다.
그건 이름 때문이 아니라, 그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같이 떠오르던 마음들 때문이었겠지.
같은 거리, 같은 하늘인데
그날따라 빛이 너무 환해서 눈을 찌푸렸고
손끝에 머무는 감정은 늘 예측할 수 없게 떨렸다.
그런 작은 감정이 나를 자라게도 하고, 무너지게도 했다.
어느 날엔, 자주 지나던 골목이 낯설었다.
그렇게 많은 발걸음을 남겼는데, 왜 그 자리에 나는 없고, 그 사람만 있는 것 같았는지.
기억은 물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조금씩 말라가긴 해도, 바닥엔 늘 자국이 남는다.
창밖으로 해가 지고 있었는데 그 풍경이 어딘가 익숙해서, 더 서글펐다.
사랑이란 건
꼭 옆에 있지 않아도, 그리움이 자라게 한다.
입을 닫고 있어도, 마음은 소리를 낸다.
떤 감정은 흘러가고 어떤 감정은 박혀 남는다.
그게 사랑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사라졌다고 생각한 마음은
지나간 자리에서 더 선명해진다는 것.
그래서인지, 사랑은 늘 조금 늦게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