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피고 지는 것들

by 서령

학기가 시작되면 피어나는 관계가 있다.
시간표처럼 정해진 인연, 시작에만 어울리는 이름.

햇살이 길어지면 어느샌가 자취를 감추는 그림자처럼,
그 사람은 늘 방학 즈음이면 말없이 사라졌다.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시작되고,
나는 또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피고 지는 꽃을 탓하지 않듯,
머물다 가는 마음을 붙잡지 않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언젠가 다시
안부처럼 찾아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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