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밤의 무게

by 서령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밤이 있지만, 유독 잊히지 않는 밤이 있다.

그것은 특별히 큰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조용히, 천천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무너져 내렸던 밤이다.

누구에게 말할 수 없고, 말한다고 해도 전부를 설명할 수 없는 밤.

그 밤은 내 삶에서 가장 서러운 밤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단지 지쳐 있었던 것 같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속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해야 할 일을 해내며 하루를 보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방 안에 혼자 남겨졌을 때,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눈물 속에는 너무 많은 감정이 섞여 있었다.


가장 괴로운 감정은, 누구도 내 마음을 모른다는 외로움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애쓰며 살아야 하는지,

왜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왜 아무리 노력해도 누군가의 인정은 멀기만 한지,

그 질문들 앞에서 나는 말문이 막혔다.

답을 찾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물어볼 곳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서러운 밤은 조용히 다가온다.

바쁘게 움직이는 낮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어둠과 함께 문을 두드린다.

‘괜찮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버티던 하루의 끝에서

나는 더 이상 괜찮지 않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인정이야말로, 그 밤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하지만 그 밤을 지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서러운 밤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겉으론 평온해 보이는 사람도,

말없이 자신만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의 삶이 유난히 가벼워 보여도,

그 사람도 어딘가에서는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은 내게 작은 위로가 되었다.

서러움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이 감정은 고장 난 감정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것.

우리는 모두 언젠가 그런 밤을 통과하며,

조금씩 단단해지고, 조금씩 더 따뜻해진다.


가장 서러운 밤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 밤이 내게 가장 깊은 진실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약했고, 외로웠고, 지쳐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밤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서러운 밤은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 밤이 끝나고 나면,

또다시 살아갈 힘이 조금은 생긴다는 것을.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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