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둔 한 마디

by 서령

말은 언제나 마음을 닮는다.

그래서일까, 나는 말을 할수록 내 안의 불안을 들키는 기분이 든다.

좋은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꺼낸 말들이 어느 순간 상대를 밀어내는 바람이 되고,

가까워지고 싶어서 나눈 대화가 결국은 서로를 멀어지게 만든다.


나는 늘 표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말을 건넸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함께 있고 싶다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말들이 그들을 숨 막히게 했던 건 아닐까.

내가 던진 말의 무게가, 그들의 어깨 위에서 천천히 내려앉았던 건 아닐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된다.

사랑은 표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신뢰에 있다는 것을.

그런데 나는 여전히 그걸 배우는 중이다.


마음을 내어줄수록 두려워지고,

사람을 그리워할수록 멀어진다는 이 역설 속에서.

밤이 길어질수록 생각은 길어지고,

그 속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왜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그리워해야만 할까.”


대답은 아직 없다.

다만 그리움이란,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언어라는 걸 알 뿐이다.

지나간 사랑들은 내게 상처이자 선물이다.

그때의 나는 미숙했고,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조용해졌다.

이제는 말을 아끼려 한다.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기를 바라며,

그리움이 이끄는 방향이 아니라, 내가 가야 할 길을 걸으려 한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스쳐간다.

수없이 많은 날들 중, 단 한 날에 불과한 이 하루.

하지만 나는 안다.

이 하루가 쌓여 언젠가 다시 누군가를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그때는 말이 아닌 눈빛으로 전할 수 있기를.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포기할 수 없는 나의 가장 인간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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