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 지기 바라는 마음

by 서령

가끔 동아리에서 너를 마주칠 때면

별다른 이유도 없이 시선이 먼저 움직였다.

딱히 친한 사이는 아닌데,

사람들 속에서도 너만 또렷하게 보였다.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괜히 더 오래 이어가고 싶었고,

메시지가 오면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표정이 한 박자 먼저 무너졌다.

그 모든 게 들키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너는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을 내보였다가

지금의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잃게 될까 봐

그 한 걸음이 그렇게 어렵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지금의 여유로운 관계가 계속될 것 같은 착각,

그걸 붙잡으려고 입술을 꼭 다물면

심장은 자꾸만 들켜버릴 것처럼 뛰었다.


멀어지는 게 무서워서

다가가지 못하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온 세상이 바뀌는 사건이라기보다

마음 한쪽에 아주 작은 빛 하나가 생기고

그 빛이 매일 사라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너에게 인사를 했다.

멀리서 손을 흔드는 너에게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아마 당분간은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온도를 지키고 싶어서,

조금은 비겁하게,

조금은 다정하게.


그리고 이런 마음이 오래 남아도

조금 아프고,

조금 따뜻하고,

그 둘이 섞인 감정으로

나는 너를 바라보는 걸 선택할 것 같다.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망가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

그 사이에 내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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