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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momile Dec 28. 2017

비트코인 결국에는 성공할 것 같다

암호화폐 매우 쉽게 설명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폭등 사태를 바라보며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2년전 시작한 중국 주식 투자에서 경험했듯이, 타이밍을 일찍 잡지 못하면 돈을 벌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미 놓친 것 같은 대박을 생각하며 혼자 울적해졌다. 하지만...


상기 그래프는 톰슨-로이터, 블룸버그 등 세계 유수의 금융정보 분석 기관들이, 지난 40년간 일어났던 전지구적 금융자산 버블을 수치화 해서 내놓은 것이다. 이걸 보니 비트코인이 단시간에 얼마나 올랐는지 감이 잘 온다. 2015년 말에 투자해서 지금 뛰어 내렸으면 집도 차도 회사도 같이 달라졌을 텐데.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암호화폐를 공부하며 투자 진입시기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화폐가 단지 한 번 떴던 투기 수단으로서 사라져 버릴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관리 주체가 없는 송금 - 화폐의 저비용 전지구적 이체

실물 화폐도, 예금이나 증권도 관리 기관이 필요하다. 국립은행, 민간은행, 민간금융투자회사 등이다. 이들이 우리나라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0%가량이나 된다.



이렇게 큰 기관들이 빌딩을 임대하고, 설비를 갖추고, 직원들 월급 주고, 나라에 세금을 내고 하는데는 천문학적 돈이 들어간다.

암호화폐의 획기적인 점은 제삼의 관리 주체 없이, 즉 돈 많이 드는 기구 없이 낮은 비용으로 전세계 개인과 개인이 자산 거래를 하는 전대미문의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비트코인은 특정 국가에 상장된 특정 기업을 모체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창시자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인류 역사상 집도 사고 땅도 살 수 있는 화폐가 실체 없는 민간인으로부터 비롯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황당한 일이 가능했던 것은 그가 발명한 수단이 개인 스마트 기기가 지배하는 시대에 맞는 안전하면서도 획기적인 컨셉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2. 블록체인 (block chain) - 화폐의 신용성 보증

만일 자신이 찍힌 몰카 야동이 <소라넷> 같은 곳을 통해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는 상상을 해본다면, 생각만으로 모공이 송연해진다. 인터넷은 익명으로 야동을 포함한 수 많은 데이터를 무한정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집단 공유의 가능성을 전자화폐의 신용성을 위해 쓴다면 어떨지.

블록체인은 인터넷을 통해 기록되는 공공 거래 장부이다. 암호화폐의 전체 거래 리스트를 끊임없이 업데이트 하게 되는데, 각각의 기본 단위인 '분산 노드'의 기록은 독립적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개정되기 때문에 거래 내역을 조작해서 이익을 챙기려 하는 해커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해커 집단이라도 전세계 PC와 스마트 기기에 퍼져 있는 특정 야동을 모두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블록체인은 수많은 개인이 보유한 다른 종류 스마트 기기의 각기 다른 보안 암호와 방화벽에 의해 보호되고 있고, 한 곳의 노드에서 에러가 발생하거나 해커 공격이 들어와도, 다른 다수 노드의 데이터를 통해 정보 신뢰성(전체 장부의 거래 기록)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 먼 미래에 대규모 조작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를 지닌 해커집단이 등장할 지라도, 조작자 보다는 정직한 채굴자가 되는 편이 그들의 이익에 더 부합하게 될 확률이 높다.



3. 채굴 (mining) - 화폐의 가치하락 방지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국가 공인 화폐를 통해 구매하거나, 비트코인 거래 샵에서 현물과 교환하거나, 고성능 컴퓨터를 돌려 채굴(mining) 하는 것이다. 작업증명이라고도 불리는 '채굴'은 컴퓨터를 통해 복잡한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다. 수학문제의 난이도는 채굴량이 증가할 수록 계속 높아지고 있다. 장난으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해야 점점 발행량이 줄고 자연스레 화폐 가치하락(인플레이션)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품론을 주장하는 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는 게임머니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표적 실물 화폐인 미국 달러화도 1971년 금본위제가 폐지된 이후로는 국립은행이 양적완화가 필요하면 더 찍어내는 상징적 신용 담보물로 기능하고 있다. 금본위제가 아예 없었던 우리나라 원화는 더더욱 상징적인 종이 화폐이다. 국가가 존립하면 그 가치가 인정되고, 전쟁으로 망하게 되면 가치가 다시 종이 가격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관리주체 없이, 인터넷 서버만으로 돌아가는 비트코인은 어떤 가치 폭락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



4. 암호화폐 경쟁자들 - 비트코인의 운명을 결정하리라

이더리움(Ethereum)은 비트코인에 자극을 받아 탄생한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똑같이 블록체인에 기반하지만 화폐(코인)의 거래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전자 계약 혹은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프로토콜로도 기능한다. 이더리움이 대중화된다면, 개인이 계약 내용을 정하고 발행한 채권을 P2P로 거래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대형 은행이나 금융투자기관이 들으면 싫어할 미래이다. 그래서인지 JP 모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의 대기업들까지 이더리움 기반의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에 테스트 협력사로 참여하여 실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막을 수 없는 대세로 판단된다면 그들로서도 지분참여를 해서 이익을 지키려 할 것이다.

블록체인이라는 신개념이 발명되었으니 이더리움 이외에도 다른 무수한 경쟁자들이 등장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된다. 이들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암호화폐의 양적 팽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생태계가 몰락할지, 아니면 다른 돌파구를 찾을지는 오직 시간이 지나보아야 알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일본 동경대 교수이자 대장성 관료 출신의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作 <가상통화 혁명>의 책구절을 옮겨보겠다. 2014년이라는 이른 시간(비트코인 시세 폭등 1년전)에 시대흐름에 민감한 사람은 이미 이런 선경지명을 가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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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은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의 관리를 받지 않으므로 통화일 수 없다고 말한다. 또 금 같은 물적 자산의 보증이 업기에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인류가 축적해온 통화의 상식을 거스르는 존재이며, 따라서 언젠가는 파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금의 보증이나 중앙은행의 관리가 통화의 필요조건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예금통화는 중세 이탈리아의 환전상에서 시작되었는데, 이때 이미 통화는 금화가 아닌 상태였다. 물건에서 정보로 진화한 것이다. 그리고 17세기까지는 중앙은행이 없는 통화 제도가 계속되었다.

    ...IT 혁명 자체가 회귀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의 세계, 즉 소규모 독립 자영업자의 경제로 회귀하는 움직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대의 위대한 순환이 또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산업혁명은 그때까지의 가내수공업을 공장제 기계공업으로 바꿔놓았다. 동력을 사용해 기계를 움직이게 되면서 공장의 규모는 점점 커졌고, 다양한 산업에서 단일 기업이 원료 조달부터 최종 제품의 제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을 직접 하는 수직통합 방식이 채용되어 대기업이 경제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IT는 원칙적으로 이런 움직임을 역전시킬 수 있다. PC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작은 조직이나 개인도 기존의 대형 컴퓨터와 같은(혹은 그것을 능가하는) 계산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인터넷이 통신 비용을 크게 줄여준 덕분에 수직통합을 분해해 수평분업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집중에서 분산으로 이행한다는 의미에서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목적은 낡은 경제로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뒷받침된 분권 경제의 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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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통화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동방 박사의 방문'을 떠올렸다. 마태복음(2장 1~13절)을 보면 예수의 탄생을 안 동방 박사들은 별의 인도를 받으며 베들레헴에 도착해 세 가지 선물을 예수에게 바쳤다. 선물 중 두 개는 약이었고 하나는 황금이었다.
    나는 왜 가상통화에서 '동방 박사의 방문'을 떠올렸을까? 그 이유는 가상통화가 IT 혁명의 세 번째 선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선물은 개인용 컴퓨터이고, 두 번째 선물은 인터넷이다. 이 두 가지는 이미 세계를 크게 바꿔놓았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경제활동에는 항상 송금이라는 행위가 동반되는데, 이 송금과 관련해 기존의 체제가 계속되는 한 앞에서 이야기한 '산업혁명 이전으로 회귀'는 완전한 형태로 실현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컴퓨터 기술의 결정체인 새로운 통화가 세계를 바꾸려 하고 있다. 이 혁명이 성공한다면 현대의 동방 박사는 방문한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2014년 5월 노구치 유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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