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2 연재를 시작하며
몇 주간, 매일 밤과 아침, 눈을 감고 뜨는 순간, 일터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침울해지는 순간을 반복했다. 일터가 전쟁터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들이 반복되고 쌓이면서 어느새 나는 잠들고 눈뜨는 일이 즐겁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슬럼프를 극복하면 슬럼프의 기간은 짧아지기 마련인데, 어쩐지 나의 슬럼프는 겪을 때마다 그 기간이 길어지는 듯했다.
어쩌면 슬럼프를 극복하지 않고,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요즘 들어 생각한다. 언젠가 백지의 반을 갈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과 불행하게 하는 것을 써 내려간 적이 있다. 대체 내가 얼마나 불행한 걸까 알고 싶었다. 참 신기한 것이, 행복한 쪽의 백지는 꽉 채워졌고 불행한 쪽의 백지는 많은 여백이 남아있었다. 그리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더 소중히 하고, 불행하게 하는 것들은 바꿔나가기로 맘먹고 슬럼프를 극복한 적이 있다.
어떤 슬럼프와 불행은 그 이유조차 깜깜할 때가 있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이렇게 하자니, 저게 걸리고, 저렇게 하자니 고것이 걸리는 상황. 그래서 이유가 또렷이 떠오르지 않아서 답답하고 갑갑한 느낌. 머릿속을 그러 보면 반 이상이 '회의감'으로 채워져 있는 상황.
우리 가족 몸 누일 작은 집 한 채 갖기가 어려운 현실, 잘못된 것이 당연한 것으로 둔갑하는 상황, 선과 악을 구별하지 않는 사회. 무엇이든 꿈꾸고 해보려던 '나'는 사라졌다. 되찾고 싶냐고? 아니. 다시 내가 지나왔던 어떤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맘은 없다. 나는 순간순간 최선의 결정을 했고 모든 나를 사랑한다. 다만 다시 꿈을 꾸고 싶다. 다시, 가슴을 뜨겁게 하는 꿈을 꾸고 싶다. 아마 이런 식으로 꿈 찾기를 평생 하지 않을까. 핫.
뭐 일단 꿈 찾기란 거창한 명제는 던져두고, 먼저 하루하루를 잘 살아보려고 한다. 오늘의 행복과 불행을 기록하면서. 적다 보면 좀 더 가슴 깊이 새기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오늘의 행복, 오늘의 불행에 최선을 다하는 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