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매의 스페인여행 : 바르셀로나 타파스 먹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1번, 가우디를 명치 깊이 존경하게 되었을 때와 2번, 매끼니를 먹을 때다. 바르셀로나는 미식여행을 하기 좋은 도시다. 한국에서 와인 한 잔 마실 가격에 와인 한병을 마실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맥주값이 콜라값과 같은 것도 무시하지 못하지!
지난 마드리드와 론다편에 이어, 2편에서는 술을 사랑하는 나에게 매력적이었던, 타파스 레스토랑 2군데를 소개한다.
스페인에서 꼭 먹어야할 음식 중 손에 꼽히는 것이 '타파스'다. 타파스는 사실 스페인 남부지방(안달루시아)에서 탄생했고, 그라나다에서 타파스투어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라나다에선 맥주를 시키면 타파스를 무료로 주는 '바(bar)'가 많기 때문! 타파스는 쉽게 말해 스페인식 에피타이저다. 식사 전에 와인이나 맥주와 곁들여 먹을 수 있게 나오는 소량의 음식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새우요리 '감바스 알 하이요'도 타파스의 한 종류다. 그리고 핀쵸스와 타파스를 다른 음식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핀쵸스 역시 타파스다. 타파스를 카테고리 라고 이해하면 된다.
어쨌든 우린 바르셀로나에서 첫 타파스를 맛봤다. 그곳은 정말 다시 가고 싶은, 두 번 다시 가고 싶은 '라 플라우타'다. 이날은 남부 2박3일 투어 일정을 끝내고, 세비야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한 날이라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혼이 나간 상태로 숨막히게 퀘퀘한 냄새가 나는 호텔방에 도착해서 별 기대없이 라 플라우타로 향했다.
기가 막히도록,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었던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맛있었다고 후기를 남긴 메뉴들을 시켰다. 결과는 성공적. 특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한 분위기였다. 음식도 주문한 즉시즉시 빠르게 나왔다. 위장이 2개였다면 가산을 탕진하더라도 더 먹고 싶은 심정이었다. (여행 전 극심한 다이어트로 위장이 반으로 줄어있었..) 그래서 우리가 먹었던 4개의 메뉴는!
첫번째, '후에보스 까브레아오스'라는 요리다. 얇은 감자튀김 위에 달걀 반숙 2개를 얹어 나오는데, 종업원께서 친절히 비벼준다. 여행 내내 다시 먹고 싶은 타파스 1위였던 이 음식은 다음 시킨 판 콘 토마테와 곁들여 먹으면 말잇못...! 맥주와 잘 어울린다.
타파스바에서 많은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시키는 것이 판 콘 토마테다. 음, 타파스계의 쌀밥과도 같달까. 요 판 콘 토마테와 다른 타파스 메뉴를 곁들여 먹으면 짱맛. 후에보스 까브레아오스를 판 콘 토마테에 얹어 먹었더니 밥과 반찬을 같이 먹는 느낌(ㅎㅎ) 구운 빵에 마늘, 토마토, 올리브오일을 발랐기 때문에 빵 자체로도 맛있다.
다음은 핀쵸스! 다시 봐도 넘나 영롱하군. 우선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 바르셀로나에선 해산물이 싱싱하고 싸다고 했는데, 여기서 새우를 먹고 인정했다. 특히 소고기 위에 올려진 꽈리꼬추 위에 올려진 '소금'이 정말 맛있었다. 소금을 왜 빼달라고 하는지 1도 모르겠는 심정. 색다른 짠맛, 지중해 바다향을 품은 소금의 진가를 맛볼 수 있으니 저 소금은 따로 한알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개취).
위치 바로가기 : https://goo.gl/maps/e3PA8KSFaEq
주소 : Carrer d'Aribau, 23, 08011 Barcelona
운영시간 : 07:00~01:00(일요일 휴무)
가우디투어를 하는 날이었다. 내 생일이기도 했다. 우린 단체 투어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고, 오디오가이드를 빌려 개별투어를 했다. (가기 전에 가우디 건축물에 대해 엄청나게 보고 또 본 건 안 비밀) 새벽부터 움직여서 지쳐있던 상황. 카사밀라로 향하는 길에 엄청난 타파스집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 갈 예정이었다.
레스토랑 앞에 도착해서 보니 앉을 자리도 없을 뿐더러, 지친 우리가 휴식을 취하기엔 너무 시끄러웠다. 결정적으로 웨이터들은 말을 걸어도 본체만체했다. 대안이 없었는데, 구글 지도를 켜보니 카사밀라 바로 옆에, 빠에야와 타파스를 하는 집이 있었다. 평점은 3.7점.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이곳으로 결정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에야를 먹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점심을 지난 시간이었고, 내 생일 저녁식사로 해산물을 배터지게 먹을 계획이었기에 우리는 타파스를 선택했다. 관광지라 그런지 한국어 메뉴판에 메뉴 하나하나 사진도 있었다.
웨이터가 친절히 이집에서 가장 잘 나가는 타파스 메뉴 하나를 추천해줬고, 내가 먹고 싶었던 뿔뽀와 언니가 선택한 달걀요리를 주문했다. 번호로 주문하면 되기 때문에 주문하기도 편했다. 넘버ㄹ.. 피프티에잇!
사실 평점이 높지 않아 별 기대 없이 먹기 시작했는데, "왜 평점이 낮지?"하는 생각. 대부분 후기가 빠에야에 대한 후기 였는데, 짜고 양이 적고 비싸다는 평이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타파스는 대만족이었는데!
먼저 웨이터가 우리집에서 가장 자신있는 타파스라고 추천해준 피카 피카쏘! 피망샐러드다. 달걀때문에 따뜻할거라 생각했는데, 차가운 샐러드여서 재밌었다. 피망을 오븐에 구워, 껍질을 벗기고 올리브 오일에 마리네이드 한 다음, 마늘, 파슬리, 매운 파프리카 가루, 참치와 삶은 계란을 넣어 만든 샐러드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샐러드인데 합격점이었다.
다음은 고대하던 뿔뽀! 뿔뽀는 스페인어로 '문어'라는 뜻이다. 삶은 감자위에 부드럽게 삶은 문어를 얹고 매운 파프리카 가루를 뿌려 나온다. 한국에서 먹어 본 뿔뽀의 10배는 맛있었다. 어떻게 삶으면 문어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지요. 올리브유를 듬뿍 머금은 감자랑 같이 먹으면 진짜 세상을 다시 보게 되는 맛.
아, 이 달걀요리는 진짜 환상적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또 먹고 싶습니다.
HUEVO는 스페인어로 달걀이라는 뜻. 메뉴판을 보다 이 단어가 보이면 달걀이 들어간 요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요리는 조금 짜지만 아주 맛있었다고(눈물).
우선 네모 반듯한 감자튀김과 구운 피망이 달걀 밑에 깔려있고. Navarra 라는 스페인 지방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소시지 맛의 치스또라 소시지를 얹었다. 이 소시지가 궁금해 찾아봤더니 돼지고기, 마늘, 소금, 후추와 허브로 만든 소시지라는데 짠 맛이 강하다. 여기에 반숙 달걀프라이를 얹은 요리다. 맥주를 부르는 맛.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 시끄러운 그 맛집에 가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위치 바로가기 : https://goo.gl/maps/qJCA6P1S5f62
주소 : Carrer de Provença, 271, 08008 Barcelona
홈페이지 : https://artespanol.com/ko/
운영시간 : 10:00 ~ 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