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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국진 Jan 07. 2018

스페인에서 삼시세끼 #1편

아자매의 스페인 여행 : 마드리드, 론다 편

"언니야, 여행하면서 우리가 오감으로 기억할 수 있는 게 음식이야. 여행에선 잘 먹어야 해. 난 삼시세끼 챙겨 먹어야 하니까 그렇게 알아."


언니와 나의 여행 스타일은 좀 달랐지만,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언니가 양보해줬다. (감사)

냄새로 맛으로 눈으로 씹는 소리로 여행을 기억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그 나라의 음식을 먹는 일이기 때문에, 여행에선 좀 도전적으로 먹는 편이다.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는 맛집도 찾아갔지만, 허기를 달래려 그냥 들린 곳도 성공적이었다. 그냥 스페인 음식은 다 맛있는 거 아닌가요?! ^_^


오늘은 그 1편, 마드리드와 론다에서 먹었던 음식을 정리해본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행자들의 길찾는 모습
발 디딜틈 없었던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

마드리드 하몽 백화점

무세오 델 하몽


내가 억만장자였다면, 집에 하몽이 떨어지지 않게 항상 사둘 텐데. 스페인 여행에서 하몽은 나의 최애 메뉴였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생햄! 돼지 뒷다리를 염장해서 숙성했기 때문에 사실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글쎄 우리는 부산사람이어서 그런지, 원래 짜게 먹어 그런지, 좀 짜긴 해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 맛있는 짠맛이 세상에 있었다니,라고 할 정도.

스페인에 도착해 우리가 처음 하몽을 만난 건 이 감자칩. 마드리드로 이동하던 렌페 안에서였다. 하몽 맛 감자칩에 빠져서 한국에 들어와서까지 파는 곳이 없나 찾아봤을 정도. 지나가다 보이면 꼭 하나 사드시길. 

무세오 델 하몬에서 저녁식사. 세르베사(맥주)와 오렌지 쥬스.

정식 '하몽 요리'는 '무세 오 델 하몽'에서 맛봤다. 무세 오 델 하몬은 '하몽 박물관'이라 불리며, 수많은 종류의 하몽을 사거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마요르 광장 주변으로 3군데가 있는데 우리는 마요르 광장점을 찾았다. 

그리곤 하몬과 멜론(Jamón con Melón, 4,50유로), 하몽 샐러드(Ensalada Jamonísima, 5.50유로)를 주문했다. 하몬의 질로 따지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서민적인 가격에 여러 종류의 하몬을 시켜먹을 수 있다는 게 매력. 굶주린 여행자에겐 맥주와 하몬, 멜론을 5천 원의 가격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 팁 : 여행하면서 알게 된 건데, 하몬과 이베리코 하몬 중 더 질이 좋고 맛있는 건 이베리코 하몬이란다. 실제로 가격도 1.5배~2배 정도 차이 나니 메뉴 고르실 때 참고하시길. 그리고 레스토랑보다는 마트에 가면 질 좋은 하몬을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무세오 델 하몬 홈페이지에서 미리 메뉴를 보고 가도 좋겠다.

구글 지도



마요르 광장에 왔다면 이건 꼭!

라 캄파나

언니가 미리 그려온 라 캄파나 스케치 :) @ecokja(그라폴리오 작가)
오징어튀김 샌드위치 깔라마레스! 양이 어마어마하다.

마드리드에서 두 번째로 소개할 음식은, 마드리드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오징어튀김 샌드위치(Calamares)이다. 마요르 광장에 있는 '라 캄파나'가 유명한데, 명성만큼 줄도 길었다. 줄이 줄어드는 속도는 빨라서 기다릴만한 정도다. 요 샌드위치는 별다른 소스 없이 짭쪼름하게 간이 된 오징어튀김을 듬뿍 넣었는데, 빵은 바게트 빵을 사용한다. 


양이 엄청나서 반 정도 먹고 나머지 반은 다음날 아침에 먹었다. 식어도 너무나 맛있는 것. 마요르 광장 주변으로 칼라마레스를 파는 곳이 많아 광장에 앉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샌드위치를 먹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배가 부른 상태라면 1개 사서 나눠먹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 꼭 맥주와 함께 먹길 추천한다. 아니, 마실 것은 무엇이라도 꼭 사길 추천한다. 




투우의 발상지 론다,

돈 미겔의 소꼬리찜

소꼬리찜을 맛보기 위해 찾은 론다의 레스토랑 돈 미겔. 사실 누에보 다리 전망의 레스토랑에 찾아갔지만 대부분이 예약하지 않고서는 테라스에서 먹을 수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찾아봤던 정보로는 예약하지 않아도 테라스에서 먹을 수 있다고 되어 있었는데, 식당에선 예약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가게 된다면 예약하시길.

누에보 다리. 누에보 다리까지 사진찍고 넉넉하게 보내려면 40분쯤 잡아야한다. 해질녘 시간은 잘 맞춰가시길.
돈 미겔(돈미구엘) 레스토랑 입구

그래서 우리가 찾은 식당은 돈 미겔 호텔의 레스토랑이다. 누에보 다리 뒤편에 위치해있고 테라스 자리가 있어서 선택했다. 소꼬리찜(17.25유로)과 가스파쵸(차가운 토마토 수프, 5.40유로)를 주문. 소꼬리찜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달짝한 소스, 부드러운 고기 정도의 감상.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고,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돈 미겔에 여럿이서 간다면 음식을 많이 시키고, 식후주를 꼭 얻길 바란다. 여기서 우연히 만난 옆 테이블 가이드분께서 식후주를 나눠주셨는데 지금껏 먹어본 술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첫맛은 와인 끝 맛은 양주. 무려 40도짜리 식후주인데, 아 잊지 못할 인생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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