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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국진 Sep 27. 2018

늦어버린 여름휴가 #1

부산에서 춘천으로 출발


추석연휴가 끝나는 오늘, 모두가 월요병 아닌 월요병에 시달리며 일어날 시간에 나는 버스터미널에 있었습니다. 이미 한참 늦고도 늦어버린 여름휴가를 떠나기 위해서요. 오늘 계획, 내일 반나절 계획정도만 짠상태인데, 뭐 걱정되지만 될대로 되겠지 하는 심정입니다.

부산종합버스터미널(부산-춘천)

이번에야말로 강원도로 가겠다는 당찬 포부로 집을 나섰지만 생각보다 배낭이 너무 무거웠고(들고 다닐 수 있을까)

넉넉하게 집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력질주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왜 매번 시간에 쫓길까 생각해보면 내 습관때문인 것 같아요. 여유롭게 나를 준비시키지 않고, 늘 빡빡한 틀을 짜기 때문에요.

출근하자마자 시간에 쫓기며 10시에 해야할 일을 끝내고 나면 회의, 또 회의, 회의해서 나온 것들을 추진하고 실현해야하는 일들을 반복하면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업무시간내에 일을 끝내지 못한지 오래되면서, 늘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으로 살고있어요. 끝나도 끝나지 않은 것들을 계속 신경쓰면서.


무엇보다 생기를 잃어가는 사랑하는 나의 동료들을 보면서 우리 모두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면서 절망감이 더해져갔던 여름이었습니다. 잠드는 순간조차 심장이 빨리 뛰고 있다는 걸 절감하는 그런 날들이요. 무너질 수 없어서 애써 웃었을 뿐이지요.


늦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여름휴가에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어떤 마음을 먹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꼭 좀,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와 희망을 발견했으면 합니다. 희망없이 사는 삶, 용기 없이 두려움에 떠는 삶이 불행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거든요.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환경에 맞설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랄뿐입니다.


어쨌든 이런 마음들을 안고, 강원도 춘천으로 향합니다. 무려 다섯시간 버스!^^ 닭갈비를 맛있게 먹고 김유정역, 책과 인쇄박물관에 들릴 예정입니다. 그리곤 강릉으로 저녁 버스를 타고 갈거에요. 뚜벅이 여행이 오랜만이라 체력이 걱정이지만 잘 할 수 있겠죠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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