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노래 17

- 손골

by 차거운

용인시 고속도로 안쪽 산골짜기 파고들면

외지고 한적한 산기슭에

전원주택 마을을 이룬 곳에

예전엔 으슥했을 이곳에

페롱 신부랑 파리외방선교회 선교사들

낯선 이 땅의 말과 풍속을 배우며 적응하던 교두보와 같은 곳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조선으로 가기까지 사연이 담긴

읽다 보면 마음이 숙연해지네

죽음이 굶주린 맹수처럼 으르렁거리는 낯선 땅

십자가 바라보며 척박한 땅에

펠리컨처럼 자신의 심장을 쪼아 핏방울 떨구며


한 땀 한 땀

한 걸음 한 걸은

한 평 한 평

갈아엎으며 목숨 바쳐 거름이 되어


이 땅 위에 우뚝 선 교회 초석이 되어

불멸의 이름 새겨 남았으니

반석 위에 지은 집들 무너지지 않으리니

하늘의 월계관을 받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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