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노래 21

- 103위 시성 터 여의도 공원

by 차거운

1984년 5월 이 땅의 순교자 103위가

어린양의 피로 자신의 옷을 깨끗하게 씻어

하늘의 월계관을 받던 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종은 이 땅을 축복했다네


피와 살육으로 물든 세상 곳곳에

희생의 정결한 연기 피어나면

새롭게 정화되는 세상이 되리니


무지렁이 상것들

천한 백정들 종놈들 계집종들

자기 목소리도 없이 살던 여인네들


하늘 성인들의 군대가 되어

찬가를 부르네

이 땅을 위해서 하느님을 눈앞에 뵈면서

살아 있는 우리들을 위해 기도하네


살아서 죽은 영혼들이 얼마나 많은가

죽어서 싱그럽게 살아나는 영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사는 게 허무하다 말하지 말라

내일의 희망이 없다 말하지 말라


저 녹음이 바람을 맞아 살랑대는 이 오후

세상은 새롭게 또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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