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노래 22

- 당고개

by 차거운

기해박해의 서슬 아래

복자 이성례 마리아와 다른 순교자들이

여기서 세상 밖으로 난폭하게 밀려났었지


눈물겨운 건

젖먹이 어린 자식과 네 자식이 눈에 밟혀

배교했던 복자 이성례 마리아의 이야기

다시 끌려가선 눈 질끈 감고 지아비의 길을 따라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세상 너머로 달려가

천국의 문턱을 넘었네


한 번 흔들렸다고 103위 안에 들지 못했다가

다시 복자가 되었으니


세 번 당신을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 사도처럼

흔들리며 나아가는 신앙이야말로

우리에겐 위안일 수 있으니


죽음이란 무서운 것 두려운 것이되

당신을 외면하고 사는 것은 차마 할 수 없는 일


두려움 너머로 나아가는 길

어린아이 걸음마와 같아서


조금씩 그렇게 조금씩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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