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원의 유마에게
오늘은 로마에 가서
콜로세움에서 굶주린 짐승의 사나운 이빨이
순교자들의 여린 살들을 물어뜯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대는 객석에 앉아 있는가
아니면 경기장에 서 있을 것인가
그리고 발길을 돌려 폼페이를 보련다
삶의 자리가 무덤이 된 그곳에서
모든 것이 재로 덮인 도시를 천천히 걸으리라
스페인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에서
속삭이던 밀어들을
생각하리라 덧없이 흘러가는 삶의 숨결들
그리고 가자의 폐허가
그 모든 장소들과 같다는 점을 생각한 뒤
미사일에 부서지는 키이우의 건물들이
모로 쓰러지는 광경을 보아야 한다
겸재 정선의 화첩을 보면서
진경산수의 풍경에 사로잡히듯
고통의 연기 피어나는 곳에 내 마음 머무니
먼지여 살아라
먼지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부서지도록 힘껏 살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