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얼마나 짧게 지나가는가
사람은 저마다 한 권의 책
살아 있는 사람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원고
죽은 사람은 이미 발간되어 서가에 꽂힌 책
조금 더 가볍게 나를 읽어다오 그대여
천국은 도서관처럼 생겼을 수도 있으니
세상 모든 언어로 흘러드는 영혼의 책들
비가 오는 어느 추분의 오후
누군가 책장을 넘겨 하나의 세상을 열 때마다
너는 황홀하게 실종한다
홈 스위트 홈으로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이면
유에서 유로 시간의 물레방아는 돌아가고
모래 고모는 목경과 무경을 데리고
풍경 속으로 사라진다 가뭇없이
문득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