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수도원에서

by 차거운

살다가 평생 처음 로마의 수도원에서

자다가 일찍 눈을 뜨니

여기는 어디인가

새삼 떠오르는 한자성어 하나가

기호지세라 저기 흘러가는 시간의 빛들

세상은 아우성 없는 전쟁터

가벼움으로 무장을 갖춘 전사들

아무것도 그대를 혼란케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

떠나고 돌아오고

배웅하며 혹 마중도 하며

그렇게 우리의 삶은 흘러간다

두려움에 길 잃지 않고

나의 본진으로 무사히 돌아가야 한다

싸움터에서도 사랑은 계속되고

잠든 세상은 고요하고 아름답다

일몰의 저녁처럼

잠든 아이의 홍조 띤 웃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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