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지미안토 성당에서

by 차거운

지미안토 성인이 목이 잘려 죽은 후

목 잘린 몸이 벌떡 일어나 자신의 잘린 목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걸어서 간 장소에

이 성당이 서 있다 피렌체의 순교자

그 무덤이 제대 아래 있으니

이 오랜 믿음의 내력이

곳곳에서 세상을 떠받들고 있다

미켈란젤로 광장과 아르노 강을 굽어보며

죽은 자가 산 자를 돌보고

살아 있는 이가 죽은 이를 기억하니

삶은 유유히 그렇게 흘러간다

영화 속의 장면들처럼

사람이 꾸는 가장 아름다운 꿈

신을 그리워하는 마음

머리의 앎

몸의 앎

영의 앎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위해

사람들은 오르고 또 내린다

속삭임처럼 바람이 불고

지나간 날들이 낙엽처럼 흩날린다

기적은 일상의 믿음을 위한 것

어린아이 하나의 웃음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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