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내를 걸으며

조국의 제단

by 차거운

로마 제국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 후 오랜 세월

이탈리아는

중심 없는 땅이 되었지

작은 도시들

작은 권력들

그러나 문화의 힘 기억의 힘으로

디아스포라 유대인처럼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아남아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근대가 현대가 시작되었네

저 열주로 떠받들린 웅장한 기념물이며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불꽃이며

영광의 기록들이며

기억의 등기부 등본에 남아 있으니

종갓집 장손처럼

무겁고 자랑스러운 의무감으로

오늘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로마 그리고 이탈리아여

한 사람의 이방인으로

이 거리를 걷는 나를 기억해 다오

내 마음 한 조각 여기 두고 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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