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로마노

by 차거운

티투스 개선문을 지나 베스파 신전

그리고 다양한 건물들은

무너지고 퇴락했지만

조용히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여기서 일어났을까 슬프고 희망에 찬

역사의 물결에 아롱진 숨소리들

폼페이처럼 순식간에 묻히거나

시간의 화산재에 시나브로 묻혀

시야에서 사라진 세상 너머

이제는 우리가 이 거리를

추억에 잠겨 걷는다 누구의 아들

또 누군가의 손자 손녀

먼 조상들의 피 흐르고 흘러

여기 모인 다국적의 언어와 얼굴들 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살아갈 것이다

우리의 기억은

하나의 거대한 무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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