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성전

by 차거운

드디어 베드로 성전에 나는

오고야 말았다 누군가 나를 이곳에 불렀을까

천사의 성을 지나 베드로 광장으로

물결처럼 흘러드는 사람들

십자가를 지고 노구의 몸을 이끌고

느리게 겸허하게 한 발씩 다가서는 사람들

순례자들 생의 탐험자들

이토록 많은 희망의 깃발을 들고

광장을 지나 구원의 문을 지나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흘러서

다른 세상으로 이곳이 아닌

이곳의 모든 규칙들 논리들

내려놓고 비우고 거부한 채

가고 또 간다

거대한 사다리가 아니 계단이

하얗게 구름 위로 이어진 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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